○…8월 17일 오후 마가리노스 폴리데포티보(Magarinos Polideportivo)에서는 아시아 청년들만의 ‘아주 특별한 모임’인 아시아 청년 축제(Asian Youth Gathering·AYG)가 열렸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홍콩 필리핀 등지에서 온 수만 명의 아시아 청년들은 각 국의 전통 공연을 펼치며 아시아에 불고 있는 새로운 복음화 물결을 선보였다. 특히 청주교구가 지난 시드니 WYD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부채춤 공연으로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해 아시아 청년들의 환호를 받았다.
악천후에도 꿋꿋이 자리 지켜
○…전 세계 100만 청년들이 마드리드로 모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함께 기도하기 위해서다. 개막미사와 십자가의 길, 떼제기도 등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은 청년들은 8월 20일 마지막 여정인 철야기도와 폐막미사가 이어지는 스페인 쿠아트로 비엔토스 비행장을 향해 도보순례를 떠났다. 이날 44℃를 넘는 폭염으로 쓰러지는 청년들이 속출하자 주최측은 소방차를 동원해 살수(撒水)하는 등 긴급 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 8시경부터는 갑작스레 비바람이 몰아쳐 행사가 일시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8시15분경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기도로 철야기도가 시작됐다. 교황이 “우리들의 믿음이 비바람보다 더욱 강하다”며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청년들을 격려하자, 청년들은 더욱 큰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함께 십자가의 길을 바치기 위한 순례단이 십자가를 들고 제대로 향하고 있다.
▲ 교황이 환영인파에 회답하고 있다.
○…청년들은 벌레가 들끓는 비포장 비행장 위에 침낭을 깔고 누워 비바람과 추위를 견디면서도 밤새도록 WYD 주제가인 “멜로디아(Melodia)”를 부르며 하느님을 향한 찬양을 잊지 않았다. 21일 오전 9시30분, 교황을 태운 차량이 나타나자 각국 청년들은 깃발을 흔들며 교황을 환영했다. 교황은 포프모빌(Pope mobile)을 타고 청년 인파속으로 들어가 청년들의 밝고 뜨거운 신앙 열기를 느꼈다.
교구의 날 대회를 포함해 10박 11일간 열악한 숙박시설과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신앙 안에 하나가 되고자 모든 것을 견뎌냈던 100만 명의 전 세계 청년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제26차 WYD 폐막미사를 봉헌했다. 마지막 이별의 시간을 앞두고, 하나의 신앙을 고백한 청년들로 가득찬 쿠아트로 비엔토스 비행장 하늘 위로 풍선과 비둘기가 띄워졌다. 참가자들은 친교와 일치, 환희와 고통과 영광의 신비를 묵상하게 해 준 WYD의 은총을 만끽하며, 차기 대회 개최지인 브라질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주례한 제26차 세계청년대회 폐막미사의 모습.
○…이번 대회에서 대구대교구와 안동교구 참가자를 대표했던 문창규 신부(대구대교구 2대리구 청년담당)는 “전 세계 청년들이 신앙 안에서 한 가족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는 은총 가득한 대회였다”면서 “청년들이 이 대회가 끝난 후에도 각자 삶의 자리로 돌아가 은총의 열매를 맺는 삶을 살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레티로 공원 거리곳곳에는 가톨릭의 신앙 유산을 홍보하는 다양한 부스가 설치돼 있다.
▲ 고해성사의 현장. 레티로 공원에는 총 350개의 고해성사 부스가 마련돼 청년들의 신심을 정화했다.
▲ 한국 참가단이 철야기도에 앞서 다함께 찬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