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식 참가자만 52만 명, 비공식 참가자까지 더하면 100만 명이 훌쩍 넘는 WYD 사상 최대 규모의 인파가 마드리드에 모였다. 개막미사가 봉헌된 8월 16일 마드리드 시벨레스(Cibeles) 광장은 신앙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젊은 순례객들로 가득찼다. 이날 개막미사에서는 WYD 설립자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유혈(遺血)이 제대 위에 봉헌됐다.
마드리드교구장 안토니오 마리아 로우코 바렐라(Antonio Maria Rouco Varela) 추기경은 “우리의 친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제 영적으로나 육적으로나 우리와 함께 계신다”면서 “여기 있는 여러분들은 주님의 현존과 가톨릭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날 미사가 열린 시벨레스 광장 한쪽에는 장애우를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됐다. 주최측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청각장애인용 스페인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 각국 언어 자막과 수화 통역을 내보냈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라디오 동시통역 방송도 진행했다. 농아선교회 한국참가단 역시 이곳에 자리 잡고 박민서 신부(서울대교구 청각언어장애인사목 전담)와 함께 전 세계 청년들의 신앙 열기에 동참했다.
한편 이날 개막미사 중에서는 총 1300여 명이 참가한 한국이 아닌, 300여 명이 참가한 일본 청년이 아시아 대륙 대표로 보편지향기도를 봉헌해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 1300여 명의 한국참가단은 42℃가 훌쩍 넘는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마드리드 거리에서 전 세계 청년들과 같은 신앙을 호흡하는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한국교회 최초로 새터민 심혜영(가명·클라라·서울대교구)?함민정(가명·미카엘라·서울대교구)씨가 참가해 의미를 더했다.
또 스페인 한인본당 청년들도 한국 참가단에 합류해 친교와 일치의 시간을 보냈다. 비신자 최병균(대전광역시 내동)씨는 “여행 차 스페인에 왔다가 WYD 대회를 보고 가톨릭 신앙 열기에 매력을 느껴 즉석에서 참가신청을 하게 됐다”고 말해 WYD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총 9만 명이 참가한 이탈리아 청년인파도 눈길을 끌었다. 이탈리아 청년들은 “이탈리아노 바티 레 마니(이탈리아인들은 박수를 쳐라)”는 구호를 외치며 마드리드 전역을 이탈리아 청년들의 박수소리로 물들였다.
◎… WYD의 가장 인기 있는 손님(?)은 바로 교황 베네딕토 16세. 8월 18일 바라자스(Barajas) 공항을 통해 스페인에 입국한 교황은 오후 7시15분, 푸에르타 데 알카라(Puerta de Alcala)에서부터 시벨레스 광장까지 길게 늘어서 있는 청년 인파의 환영을 받았다. 교황은 각 대륙 대표가 건넨 올리브 나무를 화분에 심는 퍼포먼스를 통해 청년들의 신앙이 큰 열매를 맺길 기원했다. 이튿날인 19일에도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 기도에 수십 만의 청년 인파가 몰렸다. 청년들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며 대형 스크린을 통해 교황과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 기도에 참례했다. 20일 오전 10시에는 주교좌 알무데나(Almudena) 성당에서 전 세계 6000명의 신학생이 교황집전 미사에 초대받아 참례하는 특별한 기쁨을 누리기도.
▲ 19일 열린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 행사에 참가한 수십만 명의 청년들.
▲ 19일 십자가의 길을 마치면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참가한 청년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교황은 포프모빌(Pope mobile)을 타고 청년 인파 속으로 들어가 청년들의 열기를 함께 나눴다.
◎… 이번 대회에서 특히 눈에 띄었던 점은 마드리드 곳곳에서 진행된 고해성사. 주최측은 시벨레스 광장 인근 레티로 공원(Retiro)에 350개의 고해성사 부스와 성체조배 천막, 마더데레사의 집 등을 마련해 청년들을 신앙으로 초대했다. 또 교리교육 현장과 거리 곳곳 벤치에서 각국별로 고해성사가 활발히 이뤄져 이번 대회가 ‘신앙’대회임을 입증했다. 본 대회 기간 내내 좁은 체육관, 지붕만 있는 창고에서 숙박하거나 운동장 위에서 비박하며 힘든 여정을 보내느라 심신이 지쳤던 청년들은 고해성사의 은총을 누리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특히 청년들은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정신철 주교(인천교구 총대리)가 17~19일 진행한 교리교육을 들으며 한국교회를 책임져야 할 청년의 소명을 되새겼다.
▲ 19일 십자가의 길을 마치면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참가한 청년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교황은 포프모빌(Pope mobile)을 타고 청년 인파 속으로 들어가 청년들의 열기를 함께 나눴다.
▲ 아시아 청년축제에서 청주교구 참가단이 부채춤을 선보이고 있다.
▲ 카메라를 발견한 청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