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저녁 대구 남산동 신학교 주변, 검은 가방을 든 두서명의 청년들이 어디론가 향한다.
이들이 찾는 곳은 대백프라자 9층의 한 음식점.
백화점 영업시간이 끝날 무렵 이 음식점이 문을 닫으면, 청년들은 들고 온 가방에 남은 음식들을 하나둘 챙녀넣는다. 그리고 ㄸ돠시 남산동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 주인공들은 대구지역 가톨릭 청년협의회(대가청협)내 작은 모임인 「푸드뱅크」(대표=이동원).
「푸드뱅크」는 매일 조를 짜서 음식점을 찾고, 남은 음식들을 남산동에 있는 홀몸노인들에게 전해주는 일을 한다.
저녁 7시마다 남산동 한 할머니 집에서 가방을 찾아 대백프라자를 다녀오면 8시30분, 적어도 1시간 30분은 걸린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한 것은 지난 해 4월. 남산동에 위치한 성심복지의원 직원들이 홀몸노인들에게 음식을 전하던 일을 이어받고 나서부터다.
대가청협 내 몇몇 청년들이 뜻을 모아 시작한 「푸드뱅크」에는 현재 25~3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편.
「푸드뱅크」회원들은 매달 마지막주에 모임을 갖고, 다음달 시간표를 짠다. 하루도 걸르지 않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음식을 전달하기 위해 매일 두서명씩 조를 이뤄 활동을 한다. 다음(Daum)까페에 들어가 「푸드뱅크」를 치면 대가청협 회원들의 활동 모습과 삶의 얘기들도 나눌 수 있다.
「푸드뱅크」관리를 맡고 있는 성데레사(소화데레사·대덕본당)씨는 『친구들을 따라 함께 활동하는 청년들도 있고 또 성당을 다니지 않는 청년들도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음식을 전달할 때 『음식이 많으면 가방은 무거워도 왠지 기분은 좋지만, 음식이 적으면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죄송스런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음식을 전하는 것 이외에도 「푸드뱅크」회원들은 매달 격주 화요일마다 대구역 지하철역에서 노숙자를 위한 무료급식도 펼치고 있다. 그래서 본당별로 무료급식에 필요한 쌀모으기 운동을 하고 있다.
성데레사씨는 『쌀 뿐 아니라 옷가지와 생풀품 등 후원품과 후원금도 받고 있다』며 『청년들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의 따뜻한 관심과 손길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문의=017-516-7270 이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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