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복음화」는 방법과 자세에 있어서 재래의 선교나 복음화의 것과는 큰 차이를 드러낸다. 그것은 새로운 열정과 새로운 시각, 새로운 방법과 새로운 표현으로 선교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복음화 사명 수행을 위한 근본적 활력의 원천으로서의 핵심적 영성을 바오로 사도의 선교 영성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바오로는 하느님이 직접 부르신 이방인들을 위한 사도직 소명의식에 언제나 철저했고, 실로 그 사명 수행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며 일생을 바쳤다.
바오로의 기도의 특성들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당연히 사도적 특성이다. 그는 기도가 사도적 과업의 필수 요건일 뿐 아니라 첫 자리를 차지해야 함을 잘 알고 있었다.
주님을 체험한 다마스커스 사건 이후 바오로의 기도는 질적으로나 심도에 있어서 크게 변화되고 발전되었다. 다마스커스의 체험은 바오로에게 있어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만남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극적인 계기였으며 놀라운 은총의 순간이었다. 바오로의 모든 활동은 주님과의 깊은 친교인 기도로부터 솟아난 것이었다.
바오로의 편지들에는 「기도문」이라고 부를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한 분량을 차지한다. 바오로는 기도의 스승이며 기도의 신학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다.
바오로의 기도 형태는 기도의 목적과 내용에 따라 감사, 축복, 흠숭 또는 영광송, 청원의 기도 등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바오로의 기도는 실생활과 사도직 활동에 깊이 연관되어 있다. 그의 긷는 자신의 온 인격과 사명 전체를 걸고 성심 성의껏 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바오로는 자신을 위해서 뿐 아니라 교회 공동체와 그 구성원들 그리고 아직 하느님의 신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모두를 기도 지향의 대상으로 삼았다. 기도는 그를 영적 인간으로서, 사도로서 성숙하도록 하였다. 그는 기도하면서 성령의 비추심과 영감을 받아가면서 나아가야 할 길을 분별하고 결정할 수 있는 식별과 지혜의 은총을 얻었다.
기도는 또 바오로의 사도직 활동의 원동력이었다. 그는 선교 여행 중 부닥치는 온갖 장애와 곤란 그리고 위험을 극복하기 위하여 그리고 복음선포의 열의와 사목적 사랑을 끊임없이 새로이 하기 위하여 성령께서 함께 해 주시는 힘, 용기의 은총을 필요로 했다.
오늘 우리의 교회가 공동체 내부와 세상의 복음화를 위하여 근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선교 영성은 기도와 활동의 조화이다. 그와 같이 기도와 활동, 신앙과 생활의 분리를 극복하고 조화와 일치를 실현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기도와 복음화 활동은 단 하나의 실재, 하나의 체험이 되면서 두 행위 사이에 균형이 유지되고 조화가 이루어져 그리스도인의 인격 안에 통합되어야 한다. 우리의 참된 복음화 활동은 기도 없이 불가능하다. 복음화 활동은 주역으로 활동하시고 결실을 이루시는 주님의 성령과 일치하며 도구로서 협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복음화 사명을 지닌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은 불가분의 두 근본 진리를 깨닫고 실천해야 한다. 하나는 그 사명을 위탁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이다. 『나를 떠나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요한 15, 5). 다른 하나는 사도 바오로의 체험 고백이다. 『나에게 능력을 주시는 분을 힘입어 나는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습니다』(필립 4, 13).
기도 없는 복음화 활동을 생각할 수 없으며 또한 복음화 되지 않는 공동체의 선교의 결실을 기대하기 어렵다. 선교에 있어 거룩하고 모범적인 삶을 통한 증거보다 더 호소력을 지닌 것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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