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 찾아왔다. 가을의 문턱인 9월은 천주교인들에게 뜻 깊은 달이다. 신앙 선조들의 발자취를 되새기며,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이들의 순교정신을 이어받는 ‘순교자성월’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전체가 하느님의 종 124위와 증거자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을 지향하는 시점에 맞이하는 순교자성월은 의미가 남다르다. 특별히 올해는 순교자들을 기리는 다양한 문화 공연이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끈다. 9월 첫 주, 순교자성월의 의미를 한층 더하는 문화 공연을 소개한다.
# 순교자 현양 하느님의 종 125위 시복시성 기원 전례음악회
전례음악 카페(cafe.daum.net/patritius)가 주관하는 ‘2011년도 순교자 현양 하느님의 종 125위 시복시성 기원 전례음악회’가 9일 오후 8시 서울 반포4동성당에서 신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위원회 후원으로 마련된 이번 음악회에서는 전례음악 합창단을 비롯 가톨릭남성합창단 너울, 반포4동본당 어린이합창단 안젤루스, 부산여성그레고리오성가단, 나눔 합창단, 세인트에프렘앙상블 등 교회 내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유수의 합창단이 무대를 풍성하게 꾸밀 예정이다. 각 합창단은 순교자를 현양하는 곡들을 선곡해 다채로운 음악을 선사한다.
또한 이 자리에서는 창작곡 ‘믿음의 순교자’가 전례음악 합창단에 의해 헌정된다. 이정숙 시인의 시에 작곡자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최유정 교수가 곡을 붙였다. 1절은 주제 선율과 화음의 온화함 속에서 선인들의 순교 정신을 기리며, 2절은 용맹한 정신으로 죽음을 이겨낸 선인들의 강한 의지와 신앙심을 표현했다. 3절에서는 더욱 웅장하고 장엄하게 전체 곡을 마무리한다. 이뿐만 아니라 각 절 연결부에 간주를 넣어 변조, 변박이 이뤄지며 각기 다른 맛을 내는 악상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주교회의 시복시성위원회 위원장 박정일 주교와 전례음악 담당 윤용선 신부가 축사를 보내 순교자 현양을 위한 음악회를 축하했다.
#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 기원 칸타타 ‘아, 땀의 순교자 최양업 사제여’
오는 15일에는 양업토마스합창단 초청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시성 기원 칸타타 ‘아, 땀의 순교자 최양업 사제여’가 오전 10시30분 원주교구 배론성지(충북 제천시 소재) 대성당에서 마련된다. 원주교구 순교자 현양대회를 맞아 초연하는 공연이다. 최양업 신부 선종 150주년인 올해 무대에 올라 의미가 남다르다. 총 7막으로 구성된 작품은 최양업 신부의 영성을 잘 담아냈다. 곡 중간에는 임마꿀라따 선교 무용단의 무용도 포함돼 있어, 신자들은 보고 들을 수 있는 칸타타를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은 이윤자(헬레나)씨가 작사를, 김윤경(안젤라)씨가 작곡을 맡았으며, 최성규(마티아)씨가 지휘하는 양업토마스 합창단을 비롯 소프라노 김승희(쥴리아), 테너 박의준(바오로), 바리톤 최석기(필리보), 낭독 이정명(에드몬드), 앙상블 ON 등이 출연한다.
양업토마스합창단 지도 최기식 신부는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릴 때마다 최양업 토마스 사제의 신앙적 발자취와 그 향기가 빛처럼 널리 퍼져나가기를 기원한다”며 “모든 교우들의 가슴에 주님을 찬미하고 사랑하는 열정으로 되살아나길 바라며 기도한다”고 전했다.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