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시원한 목소리에 세련된 스타일과 화사한 외모, 누가 봐도 육십에 가까운 나이로 보기 힘들다. 영영시니어 김영순(리나·58) 씨는 올해로 5년차 노래지도사다. 서울대교구 노인사목부 서울시니어아카데미가 운영하는 가요 전문 지도사과정 1기생이다.
이전에 노래를 사랑하는 평범한 주부에 지나지 않았던 그가 2006년 노래강사 과정을 수료한 후 180도 변했다. 매주 화곡본동, 독산1동 본당 등 12곳의 성당을 찾아다니며 신바람 나는 노래로 어르신들과 어우러져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신바람 나는 교수법 덕분인지 하루에 강의를 두 번, 세 번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거기에 마포노인복지관과 주민센터 등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천구 실버합창단을 맡아 눈코 뜰 새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그렇게 바쁘게 생활하면서도 그는 교회 봉사를 제일 우선시한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찾아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어디를 가든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그는 노래교실 어르신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포인트를 잡아서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는 그만의 방법을 학생들에게 전수하기 때문이다. 매번 색다른 스타일로 학생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그의 부단한 노력도 한몫 한다.
“노래 실력보다는 즐겁기 위한 것이 제 교육의 일차 목표입니다. 강요보다는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그런 이유죠. 노래라는 도구를 통해 어르신들이 사람들 앞에서 당당해질 수 있도록 연습시키는 겁니다.”
또한 15년 동안 가톨릭서울시니어아카데미에서 봉사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학생들을 단박에 사로잡을 수 있는 비법이었다. 오랜 시간 봉사를 해 온 만큼 보람과 기쁨도 깊어졌다. 전혀 말을 하지 않던 어르신이 노래교실에 참여한 이후 밝아지는 모습을 봤을 때의 보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항상 즐거워 해주시는 어르신들께 감사해요. 어르신들과 함께 있다 보면 저도 모르게 환해지고 행복해져요.”
어릴 적 가수를 꿈꿨다는 김 씨는 오랜 숙원도 이루고, 어르신들에게 사랑도 받아서 나날이 젊어지는 듯하다고 했다. 하지만 여기서 발길을 멈출 그가 아니다. 올해 다시 개설된 시니어노래지도사 과정 강사를 맡아 김 씨와 같은 봉사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교회 안팎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노래를 매개로 이웃들과 더 많은 사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 나이에 할 일이 있다는 것, 바쁘게 살 수 있다는 것에 주님께 감사해요. 노래는 제 삶의 윤활유이자 젊음의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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