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영원한 삶과 행복에 대하여 갈망하고, 죽음과 고통 앞에 서 있는 자신의 초라함을 극복하기 위하여 ‘신’의 존재를 시인하고 믿는 신앙고백을 한다.
그러나 신앙고백은 말로 하기는 쉬우나, 자기 생명을 바쳐서 믿음을 고백하는 순교는 한 번 밖에 할 수 없고 말로 하는 신앙고백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
박해자들은 힘으로 신앙을 좌우할 수 있다고 믿고 순교자들을 혹독하게 박해했지만, 박해가 심할수록 하느님께 대한 믿음은 더욱 강해져 오히려 참된 신앙의 진면목을 보여 주신 분들이 순교자들이다.
‘순교자들의 피는 곧 새로운 그리스도인의 씨앗이다’라는 초대 교회 떼르뚤리아노 성인의 말씀처럼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한 이 땅에 자신의 순교로 새로운 그리스도인의 씨앗을 뿌려 세세대대로 복음의 꽃을 피우기 위하여 피를 쏟는 박해의 무서운 광풍 속에서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신앙고백을 하며 거룩하게 순교하셨다.
세상에 죽는다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이 없는데, 왜 순교자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이나 행복은 물론 생명까지 바치면서 신앙고백을 했을까?
순교자성월을 맞이하여 물질만능주의와 세속주의, 적당주의와 무사안일주의가 만연하여 우리의 신앙심이 해이해져가는 이때에 우리들의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우리는 순교자들의 고귀한 피와 땀으로 얼룩진 순교성지와 순교사적을 정성어린 손길로 가꾸고 잘 보전해야 하고, 더러움과 쓰라린 고통 속에서 온갖 시달림을 받고서도 거룩하게 순교하신 순교자들의 용맹과 인내를 본받아 항상 기도하고 희생 봉사를 해야 한다.
또한 순교자들에게 해이해진 우리 신앙을 바로 세울 굳센 믿음과 온갖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참다운 용기를 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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