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늘 갈 수 있는 곳, 우리가 없으면 우리를 그리워하는 곳, 우리가 죽으면 슬퍼해 주는 곳, 바로 우리의 가정입니다.
전통혼례에서는 신랑이 신부집에서 혼인예식을 끝낸 뒤에 신혼 첫날밤부터 3일간 신부집에 머물다 신부를 데리고 부모님이 계시는 시댁으로 돌아갔다. 우리나라는 1945년 민족해방과 함께 서양식 결혼풍습이 들어오면서 신혼여행이 생겨났는데 지금처럼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온양 온천이나 경주 또는 부산을 다녀오는 정도였다. 그러나 1980년대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신혼여행지로 제주도가 각광을 받게 되었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경치좋은 외국여행을 선호하기 시작하였다.
본래 신혼여행은 신혼부부의 생존력과 친화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결혼 후 위험하고 낯선 곳으로 이들을 보내던 유목민족의 풍습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서로 잘 모르는 두 사람이 위험하고 낯선 곳을 함께 여행하다 보면 자연히 친밀해지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영어로 신혼여행을 뜻하는 허니문(Honeymoon)은 말 그대로 밀월(蜜月)일 수도 있고, 허니(Honey)로 지칭되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달로 상징되는 밤을 함께 보낸다는 데서 유래한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문자적 의미가 아닌 또 다른 의미로 약속이나 맹약의 출발에 있어 조화를 이루는 기간이란 뜻을 갖고 있다. 역시 어렵고 조심스러운 시작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여행이란 것이다.
또 다른 허니문의 유래는 신혼부부는 결혼한 첫달 내내 ‘미르’라는 벌꿀술을 매일 마신 것에서 기인했다는 것이다. 어원상으로 볼 때 허니(honey)는 ‘벌꿀, 귀여운 여자, 여보’라는 뜻이고, 문(moon)은 달(한달)을 말한다. 즉, 허니문(honeymoon)은 감미롭고 행복한 신혼기를 보름달에 비유하여, 곧 일그러져감을 암시한 익살스러운 말로 신혼의 달콤함도 잠시라는 표현이 담겨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신혼여행은 왜 필요한가?
신혼여행은 신랑신부가 함께 부부로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앞으로의 인생을 계획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하나가 되어 나가기 위한 과정으로써 필요한 것이다. 물론 신랑신부 두 사람이 오랜기간을 고민하고 갈등하면서 부부가 되겠다고 결혼을 결심했지만 30년 이상을 각기 다른 가정환경에서 성장해 왔고 의?식?주 해결의 라이프스타일(Life Style)이 다르기에 어느 정도 동화가 되기 위한 수련(修鍊)의 장(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신혼여행은 단순히 즐기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험난한 인생의 여정을 함께해 나가야 하는 동반자로서 서로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둘만의 더욱 친밀한 결속을 다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화나 언어가 다른 외국으로 나가서 긴장감속에 지치고 피곤한 여행을 하는 것보다는 자가용을 렌트(Lent)해서 제주도 같이 경치가 좋은 바닷가나 심신을 맑고 편안하게 해주는 휴양림같은 곳으로 둘만의 호젓한 여행을 즐기는 것이 더 의미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신혼여행 전에 미리 머리를 맞대고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의논하며 준비하는 과정이 앞으로의 가정을 설계하고 경영하는데에 필요한 과정도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톨릭신자라면 신혼여행중에 마땅히 ‘토비야의 기도(토빗 8,5-7)’나 ‘신혼부부들을 위한 기도’를 드리며 앞으로의 미래를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께 의탁하고 바쁜 일정중에도 꼭 주일미사를 함께 봉헌할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도 해야 한다.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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