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언제나 우리 영혼안에 계시옵기를…
안녕하세요? 수고하시는 가톨릭신문사 모든 가족에게 감사드리고 인사드립니다. 저는 지난 81년 봄에 입회하여 수도생활하고 있는 마리아 에스페란사(김혜원) 수녀입니다. 이렇게 고국의 내 사랑하는 교회, 가톨릭신문사에 서신 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반갑고 기쁩니다.
오늘 중요한 용건이 생겼기에, 제 이름으로는 물론 우리 원장님 이하 19명의 스페인 가르멜 수녀님들의 이름으로, 즉 공동체의 이름으로 이 기쁜 소식 드리고, 주님의 사랑으로 긴히 신문사에 요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5월 10일 로마 바티칸에서 우리 마라빌랴스 원장님의 시성을 위한 엄중한 기적심사가 통과되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이날은 마침 3년전(98년) 바티칸에서 교황님에 의해 마라빌랴스 수녀님이 복자품에 올려진 날이기도합니다.
이날 아침 이 기쁜 소식에 마라빌랴스 수녀님을 잘 알고 같이 살으셨던 나이 많으신 수녀님들께서는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젊은 수녀들도 한마음이었습니다. 우리는 큰 종, 작은 종을 울리면서 천주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오랫동안 계속하여 울리는 종소리에 만세라 마을 사람들은 그저 3년전의 일을 기억하고 축하하는가 보다고 짐작했다는군요. 이제 몇가지 절차만 밟으면 아마도 내년중에 시성식이 있을 것이라는 소식입니다.
아시아 쪽에서 한참 성장하는 교회가 바로 우리나라 교회이기에, 이곳 모든 원장님들과 장상들께서는 이 복자를 우리나라에 알리시고 이 분을 통하여 많은 은혜 받으시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이 복자의 모범으로 우리나라 신자들도 하느님을 더 가까이 알아뵙고 이웃사랑에 더욱 열심하도록 기도합니다.
복자 마라빌랴스 수녀님에 대한 신뢰와 신심 그리고 사랑은 이곳 스페인과 남미쪽에서는 굉장합니다. 마침 이번 기적이 아르헨티나에서 생긴 일로 얼마전에는 복자 상본 31㎏이 또 비행기로 부쳐졌다는군요. 그동안 30종의 인쇄물(자서전, 편지묶음글, 생각 모음집 등등)이 출판되었고 일부는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폴란드어로도 번역되어 나와있지요.
마드리드의 어느 신문에서 이 기적을 실었습니다. 우리 모든 수녀들의 뜻이 이 기사를 우리 가톨릭신문에 실었으면 합니다. 뜻이기도 하고 요청이기도 합니다. 이 기적은 단순한 「치유」가 아니라 「소생」사건으로 이곳은 물론 아르헨티나 전국이 깜짝 놀랐답니다.
알 수 없는 은인의 도움으로 가톨릭신문을 여러 해 동안 애독하고 있답니다. 종종 우리 수녀님들께 신문에 실린 기사들-우리나라 교회 소식은 물론 외신까지-을 읽어드리곤 한답니다. 때로는 교황청에서 나오는 「로세로바토레 로마노」 보다 더 빨리 가톨릭신문이 배달돼 외국교회 소식을 고국의 신문을 통해 먼저 접하게도 됩니다. 따라서 이곳 수녀님들도 큰 관심을 갖고 가톨릭신문을 좋아하고 있답니다. 부디 우리 고국의 동포 신자들도 이 흥미로운 기적에 관한 기사를 읽도록 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매일 매일 고국의 교회를 위해 제 기도 희생 극기를 바치면서, 특별히 가르멜 수녀의 성소대로 고국 사제 영혼들의 성화를 위해 온 마음 다해 바치겠습니다. 예수 성심안에서 일치하며 부디 안녕히 계십니오.
스페인 만세라 수도원에서
마리아 에스페란사 수녀 드림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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