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존경하는 선배 신부님이 계신데, 그분은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언제나 타인이나 교우들의 말을 잘 들어주고, 술을 한 잔 마실 때도 함께 있는 이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소탈하고 털털한 분입니다.
그러다 보니 교구 내 많은 젊은 후배 신부님들이 그 신부님을 존경합니다. 본당 사목에 있어서는 보좌로 있든, 주임으로 있든지 간에 어르신들을 잘 모셨습니다. 어린이들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어린이들 역시 신부님을 좋아합니다.
지금 본당은 수녀님이 안 계신데, 교우들에게 전례를 직접 가르쳐주어 그들 스스로가 자신에게 맞는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으며, 가끔 그 본당에 미사를 봉헌하러 가면 모든 것이 깔끔히 정리되어 있어, 작고 아담한 성전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의 마음을 고요함으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예비자 교리반도 혼자서 일주일에 몇 개 반으로 나누어 운영했는데 그분들이 세례 후 첫 고해성사를 할 때, 모두가 바빴지만 시간을 내어 신부님과 함께 고해성사에 대해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눈 후, 첫 고해성사를 받았고 모두가 ‘기쁨의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사제관에서 만날 일이 있었는데 제가 대뜸 물었습니다.
“신부님은 참 좋겠어요. 많은 신자 분들이 따르고, 주변에 많은 신부님들이 좋은 선배, 좋은 형님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그러자 ‘에이!’하며 손사래를 치며 말씀을 하셨습니다.
“뭐, 그렇게 잘 살지는 못해. 하지만 내가 좋은 사람 같고, 좋은 선배 같다면 그냥 단지 나를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내 사는 것을 보고, 뭐 나처럼 살면 되지 않을까 싶어. 그런데 주변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내가 사는 것을 부러워하는 것 같은데, 정작 자신들은 내가 사는 것처럼 그렇게 살지는 않더라고!”
살면서 우리는 주변에서 가치 있고 보람되게 세상을 잘 사시는 분들을 만납니다. 그분들의 삶에 감동과 감응을 받아 ‘나도 저렇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부러워만 하지, 그런 삶을 살아보려는 마음의 결심을 하거나, 구체적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어쩌면 평생 주변에 좋은 분들의 삶을 그냥 부러워하며 살다가 그렇게 하늘로 가나 봅니다.
지금 주변에 ‘좋아하는 사람’, ‘존경하는 분’을 떠올려봅시다. 그리고 왜 그들을 좋아하고 존경하는지를 돌아보고, 자신도 그렇게 살아가기를 결심해 봅시다.
자신도 역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그들을 단지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살도록 행동해 봅시다. 때로는 흉내를 내려 노력을 하다가 ‘진짜 자기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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