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우리 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성화 3연작은 월전 선생이 그린 여러 점의 성화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꼽힌다.
■ 순교자 강완숙과 성 김효인, 성 김효주
자신을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
신유박해 때에 순교한 강완숙 골롬바(1760~1801)는 교리서를 펼쳐들고 있다. 그는 우리 교회의 최초의 여성회장으로서 주문모 신부를 뒷바라지하며 복음선포를 위해서 활동하다가 순교했다.
그 옆에는 동정녀 자매가 있다. 언니 성 김효임 골롬바(1814-1939)는 묵주를 들고 서 있으며, 동생 성 김효주 아녜스(1816-1939)는 무릎을 꿇고 경배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바닥에 있는 백합은 순결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이들이 하느님께 온전히 자신을 봉헌했다는 것은 상징한다.
▲ 1949년, 종이에 채색, 185x108㎝, 바티칸 인류복음화성 고문서고
■ 성모자와 어린 요한
예수의 눈은 관람자를 바라봐
성모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데 예수는 관람자를 바라보고 있다. 마리아는 자비로운 눈길로 색동옷을 입고 있는 어린 요한을 바라보고 있다. 성모 마리아는 아기 예수와 어린 요한을 데리고 하느님께 봉한하기 위해서 성전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성 김대건과 성 남종삼, 성 류대철
칼은 성화의 인물들이 순교자임을 상징
성인들의 시선은 모두 가운데 있는 「성 모자와 어린 요한」을 향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였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는 양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다. 정3품 승지였던 성 남종삼 요한(1817~1866)은 관복을 차려입고 주님을 향하고 있다.
가장 어린 나이에 순교한 성 류대철 베드로(1826~1839)도 주님을 바라보며 칼을 짚고 서있다. 칼은 성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순교자였다는 것을 상징한다.
▲ 1949년, 종이에 채색, 200x136㎝, 바티칸 인류복음화성 고문서고
▲ 1949년, 종이에 채색, 185x108㎝, 바티칸 인류복음화성 고문서고
월전 장우성 화백
▲ 월전 장우성 화백
월전 선생은 이 성화들을 제작하면서 어려었던 일들에 대해 『성모 마리아의 얼굴이나 순교자들의 얼굴에는 거룩함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인들을 그리면서 미녀도에 나타나는 외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 내면적인 거룩함을 드러내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아기 예수님과 어린 요한, 류대철의 얼굴에는 아무런 죄에도 물들지 않은 순수함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작품들을 그렸습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