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하느님 사랑에 순명함으로써 비롯됩니다』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이라는 자신의 깨달음에서 비롯돼 설립 25주년을 맞은 오늘의 꽃동네를 「순명」이라는 한마디 말로 설명하는 꽃동네 창설자 오웅진 신부는 하느님의 사랑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은총이었음을 힘주어 말한다.
지난 1976년 「꽃동네」를 설립한 이래 1만여명에 이르는 버려진 이들을 사랑으로 초대해온 오신부는 가난한 이들을 통해 오히려 자신이 하느님의 헤아릴 수 없는 은총을 입은 시간이었다며 감회를 털어놓는다.
지난 삶을 통해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나눠 가지고 하나가 되어온 것이 가장 큰 은혜이자 기쁨이라고 밝히는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더욱 가난해지는 삶으로 나아가는 것이 「참된 행복」이라고 강조한다.
『고통은 곧 은총의 기회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역경 속에서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지혜를 배우게 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삶과 만나게 됐던 것이지요』
25년 세월의 한파 속에서 적잖이 겪었을 법한 어려움과 애환을 묻는 물음에 하느님과의 대화 가운데 어떤 어려움과 고통도 가슴에 묻어두지 않고 풀어왔기에 오늘이 있을 수 있었다고 밝히는 오 신부는 미소로 지난 삶을 회고했다. 오히려 늘 더 큰 고통을 애써 구하려 한다는 그는 기쁨으로 꽃동네를 위해 죽게 해달라는 기도를 하루도 멈추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누구도 꽃동네의 주인이 아니지만 아울러 모두가 꽃동네의 주인입니다』 그래서 그는 당장 세상을 떠난다 해도 인수인계할 것이 없노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사랑은 열정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지난 25년의 삶을 통해 깨닫게 된 또 하나의 지혜라고 밝히는 오신부는 사랑의 기술과 지식도 함께 강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가난한 이들을 하느님께로 초대하는 일에서 모든 이들이 가난한 사람이 되는 삶으로 초대하는 일을 펼쳐나가야 될 때입니다』
통일시대를 대비해 북한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 강화도에도 꽃동네를 구상 중이라는 오신부는 필리핀, 중국 등을 비롯해 세계 모든 이들에게 꽃동네의 영성과 사랑을 전해 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힌다. 꽃동네의 영성을 하느님 사랑과 섬김에서 비롯된 은총이라고 역설하는 오 신부는 가난한 이들의 미래를 위해 오늘도 환한 웃음으로 버려진 이를 초대하러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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