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벌판이던 이곳에 평화의 마을을 세우던 때가 생각납니다. 이곳에 다시 한국 천주교회 최초의 순교자이신 김범우 토마스 기념성전과 수녀원을 봉헌할 수 있게 돼 감사할 뿐입니다』
설립 15돌을 맞은 오순절 평화의 마을 원장 오수영 신부는 『오늘의 평화의 마을은 하느님의 축복과 후원자들의 희생과 도움의 결실』이라며 감사해 했다.
오신부에게 평화의 마을은 단순한 사회복지시설이 아니다. 이 시대, 영성의 가치와 내적인 삶의 풍요로움을 드러내는 징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김범우 토마스 성전 건립은 그런 의미에서 저희 마을 식구들의 지향과 희망을 담은 참으로 소중한 선물이지요』
여러 개의 수도공동체를 통해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성서통독피정과 성령세미나 등 교육의 장을 활성화하려는 것도 모두 이러한 취지. 삭막하고 혼란스럽고 불안한 이 세상에 희망을 주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성서와 성령을 중심으로 초대교회 공동체의 삶에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의 마을 15돌, 축하할 일이지만 오신부의 마음은 또다른 걱정으로 가득하다. 갈수록 후원자가 줄어드는 것. 『IMF 탓이려니 생각한다』는 그이지만 『해야할 일들은 산적한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삶의 현장을 변화시키는 빛과 누룩의 역할은 모든 신자들에게 주어진 소명입니다. 오순절 평화의 마을의 존재 이유도 궁극적으로 이 복음화의 상징, 표양이 되는 것이지요. 한국평협의 「똑바로」 운동도 교회구성원인 나부터 변화되자는 것 아닌가요』
오신부는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헤쳐왔지만 나 자신은 약한 사람』이라며 『계속 밝은 지혜와 힘을 갖고 일을 추진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이 기도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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