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개최되던 시기와 그 이후 한국사회의 근대화 및 사회변동 현상들. 또 현대교회사의 진행 방향 속에서 한국교회의 활동과 노력은 어떠했으며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 한국 천주교회 평신도 사도직 활동의 미래와 신자 재교육은 어떤 시각 안에서 고찰돼야 할 것인가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최홍준, 담당 민병덕 신부)는 9월 30일 오후 7시 서울 성 베네딕도 피정의 집에서 ‘한국교회와 평신도 사도직’ 심포지엄을 개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의 한국교회 활동과 쇄신 문제 및 평신도 사도직의 미래 방향과 신자 재교육 문제를 심도있게 다뤘다.
전 교회적으로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시점에서 향후 한국 평신도들이 지녀야할 좌표를 점검하고 모색해보는 기회로 의미 깊었던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박해 시대와 일제강점기부터 이승만 정권까지 한국교회와 평신도 사도직의 관계를 살펴보았던 ‘한국 천주교회와 평신도 사도직’ 심포지엄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자리로도 뜻 깊었다.
2011년 한국평협 제3차 상임위원회 회의 중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조광 교수(고려대 명예교수)가 1주제 ‘바티칸공의회 이후 한국교회의 활동과 쇄신’을, 김남희 연구원(서울대교구 사목국)이 2주제 ‘한국 천주교회 평신도 사도직의 미래와 신자 재교육’의 발표를 맡았다. 토론에는 주제별로 각각 박동균 신부(서울 반포4동본당 주임), 변진흥 교수(가톨릭대 겸임교수)와 김주후 교수(아주대 교육대학원), 오용석 소장(한국평협 사회사도직 연구소장)이 참여했다.
■ 1주제 ‘바티칸공의회 이후 한국교회의 활동과 쇄신’ - 조광 교수
1962년부터 2011년까지의 시기 안에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배경으로 한국교회의 활동과 쇄신 문제를 다룬 조광 교수는 ‘공의회 개최와 한국교회의 쇄신’ ‘현대 교회의 좌표’ ‘현대 한국교회의 과제’ 등으로 부분을 나눠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고찰했다.
조 교수는 “한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계기로 개인의 구원과 함께 사회 구원과 문화 복음화라는 과제를 확인하고 이를 위한 새로운 노력을 전개하게 됐으며, 세계교회에 대한 책임을 확인하고 대외 선교의 중요성을 깨달아 실천에 옮기게 되는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고 밝히고 “이 기간에 걸쳐서 한국교회는 거침없는 자기 쇄신을 모색했고 이를 통해 장족의 발전을 이룰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바오로 6세 교황과 오늘날 베네딕토 16세 교황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는 지역교회로서 계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고, 세계교회의 동향과 밀접히 연결되면서 한국사회와 세계교회에 대한 책임과 영향력이 증대돼 가는 상황으로 점차 전환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1962년부터 1984년까지의 연대를 한국사회의 근대화와 사회변동, 교계 제도의 설정과 교회의 쇄신, 한국 가톨릭문화의 전개, 정의구현 운동 전개 등으로 맥락을 나누고 그에 따른 한국교회 변화상과 활동상을 정리했다. 또 1984년 이후 현대 신자 증가 상황과 더불어 103위 성인을 탄생시킨 현대교회사의 진행방향, 특히 200주년을 계기로 점화된 민족화해를 위한 교회 노력을 소개했다.
현대 한국교회의 과제부분에서 조 교수는 “현대 한국교회가 짊어지고 있는 과제는 우선적으로 민족복음화를 위한 노력”이라며 “민족복음화를 위해 신자 개개인의 새로운 각오, 우수한 사목자의 양성, 신자들의 선교를 뒷받침하기 위한 교육 및 격려를 위한 제도의 개선과 정책, 그리고 이러한 일들을 위한 실천적 노력이 요청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류복음화를 위한 투신 및 순교자의 시복시성 부분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조 교수는 “현대사회의 한국교회는 그리스도교적 구원을 한국 민족에게 선포하며, 민족 구성원의 보편적 구원을 위해서도 이바지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는 또 우리나라 사회가 남북 문제와 동서 문제를 동시적으로 해결하여 한국 민족 자신뿐 아니라 인류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려는 일에도 격려와 고무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 2주제 ‘한국 천주교회 평신도 사도직의 미래와 신자 재교육’ - 김남희 연구원
김남희 연구원은 “다른 종교에 비해 꾸준히 높은 신자 증가율을 보인 한국교회가 신자 증가에 따른 교회의 질적 변화를 모색하지 않고 여전히 신자 증가율에 집착하고 있는 점은 현재 교회가 안고 있는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하고 “한국교회에서 신자 재교육은 이제 방편으로서가 아니라 교회의 자기 복음화를 위한 성찰의 장으로 변화돼야 하고, 시대적 징표의 탐구와 함께 교회 쇄신을 지향하는 열린 교육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신자 재교육 실태 부분에서 한국교회 신자 재교육의 실태와 한계를 살피면서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의 일회성과 제한된 교육대상’ ‘다양하지 못한 교육내용’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높은 성직자 의존성’ ‘체계적이지 못한 운영 시스템’ 등을 문제점으로 꼽고 ‘독일 가톨릭 성인교육’을 신자 재교육 모델로 소개했다.
한국 신자 재교육의 보완을 위해 새로운 교육 목표 정립이 시급함을 제시한 김 연구원은 “교회가 세상과 적극적인 관계를 맺고자 한다면 이제 교육 대상에 범주도, 교육 내용도, 교육 방법도 모두 확대되어질 필요가 있다”고 진단하고 “그러한 의미에서 신자 재교육이라는 개념보다는 가톨릭 성인교육으로 명명되어져야 할 것이며, 신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앙 신심 교육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그 범위를 확장시켜 비신자들도 교육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모두를 위한 열린 교육, 즉 시민교육을 지향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더불어 신자 생활환경을 토대로 한 사목지침과 교육 편람 마련 필요성을 밝힌 김 연구원은 이와 함께 유기적인 가톨릭 성인교육의 체계 마련도 구비돼야 함을 전하고 신자 재교육이 유기적인 체계를 갖춘 가톨릭 성인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신도들의 교육에 대한 의지가 절실히 요청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김 연구원은 “교회가 자기 복음화의 길을 가고자 끊임없이 노력할 때 신자 재교육도 쇄신될 수 있다”면서 “이제 한국 평신도 교육은 쇄신의 기로에서 과감히 한걸음을 내딛어야 하며, 이러한 시점에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의 구현을 지향점으로 삼았던 독일 가톨릭성인 교육은 한국 평신도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시사점을 남겨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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