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청소년국(국장 이건복 신부)은 어린이 성가집 「하늘바다」를 펴고 기존의 어린이미사를 대체해 나갈 발판을 마련했다.
어린이성가집의 탄생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발행한 기존의 「어린이미사」의 미사경본을 사용하지 않고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전국 교육국·청소년국 국장회의에서는 5년 이상 전부터 어린이미사 양식을 쓰기보다 일반 미사경본을 사용하자는 의견이 제시돼왔다. 어린이들의 전례참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1988년 초판이 발행돼 20여 년간 한국천주교회의 어린이들의 미사에 함께해온 「어린이미사」는 세월이 흐름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점이 야기된 것이다.
가장 대두되는 문제는 「어린이미사」에서 쓰이는 어린이용 미사통상문 사용으로 생기는 문제다. 어린이용 미사통상문과 일반 미사통상문이 달라 초등부에서 중고등부로 넘어가면서 미사에 이질감을 느끼고 흥미를 잃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의 어린이미사 미사통상문이 요즘 어린이의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점도 지적돼왔다.
성인과 어린이가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경우에도 문제가 생겼다. 어린이의 경우 부모와 함께 미사를 드릴 때가 많은데 어린이미사에는 부모가, 일반 미사에는 어린이가 미사 안에서 일치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주5일제 실시를 앞두고 초등부미사를 주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현시점에서 어린이미사에 성인들이 함께하기 어렵다는 문제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또 「어린이미사」에 수록된 성가곡이 가진 한계도 문제로 제기된다. 80년대에 제작, 사용돼오던 기존의 어린이 성가들은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빈약하고, 수적으로 매우 열악하다는 지적과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요즘 어린이들의 감각에 맞는 새로운 성가들이 활발하게 작곡되고 있으나 이를 담을 성가집이 없었다. 이에 자체적으로 별도의 성가 책을 만드는 본당들도 늘어났다.
이렇게 어린이성가집에 대한 요구가 날로 증대되고 있음에도 실현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저작권과 초기자본이었다. 별도의 저작권협회가 없는 가톨릭교회에서 새 성가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저작권 승인에 번거로운 작업이 필요하다. 이번에 출간하는 「하늘바다」도 10여 개의 저작권 승인기관과 50명 이상의 개인작곡가에게서 일일이 저작권허가를 받았다. 또 「하늘바다」의 초판인쇄를 위해 투입된 초기자본만 4600만 원이다. 여기에 제작기간과 인적자본까지 생각하면 어린이 성가집을 제작할 수 있는 단체는 많지 않다.
여기서 수원교구의 저력이 빛났다. 교구설정 50주년을 맞아 발표된 사목교서로 청소년 활성화에 대한 관심 증가와 이미 청소년·청년을 위한 성가집 「야훼이레」를 출간한 바 있는 수원교구 청소년국의 노하우가 발 빠르게 어린이 성가집을 제작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 또 「하늘바다」에 수록된 444곡 중에는 청소년·청년 성가도 포함돼 있어 어린이들이 중·고등부로 갔을 때 일치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어린이 성가집 「하늘바다」는 표지 등에 ‘수원교구’를 표기하지 않아 어린이 성가집을 펴내기 어려운 교구에서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교구 청소년국장 이건복 신부는 “교구설정 50주년 사목교서 발표 이후 청소년 활성화에 대한 연구와 노력, 도전이 수원교구의 장점”이라며 “「하늘바다」 출간은 이러한 교구의 관심이 결실을 맺는 것”이라고 전했다.
교구 청소년국은 「하늘바다」를 출간하면서도 「어린이미사」도 절판하지 않고 수요가 있는 한 계속 발행할 계획이다. 이미 재고가 많아 변경이 불가능하거나 「어린이미사」를 선호하는 본당을 위한 배려다. 「하늘바다」는 11~12월 본격적인 인쇄에 들어가 내년 1~2월에 판매를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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