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영 신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천주교 사형폐지 운동의 한가운데 서 있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이창영 신부.
이신부의 방 일정표에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만큼 이신부가 직접 참석하고 챙겨야 하는 각종 회의들이 빼곡하다.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연지동에서 사형 제도 폐지를 위해 각 종단의 관계자들이 첫 모임을 갖고 긴밀한 연대와 협력을 다짐한 이래 1년여 동안 이뤄진 종교계의 사형 제도 폐지 운동은 긴박하게 전개돼 왔다.
『사형 제도는 절대로 범죄 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범죄자를 죽인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지겠습니까. 그건 다만 피해를 입은데 대한 보복 심리를 충족시키는데 그칠 뿐입니다』
흉악한 범죄의 피해자들이 범죄자들에 대해 미움과 증오를 갖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물론 피해자의 정의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범죄인들을 죽인다고 해서 잃어버린 것을 복구할 수 있겠습니까. 중대한 범죄라 할지라도 사형이 아닌 다른 형벌을 적용함으로써 죄 값을 치르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11월 사형 제도 폐지를 위한 문화행사들을 준비하는데 분주한 이신부는 올해를 관련 입법의 좋은 기회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올해 안에 입법이 무위로 돌아간다 해도 그는 실망하지 않고 선의의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내년 또 후년을 기약할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