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을 다뤄 섬유를 짜내는 작업은 매우 정직합니다. 실을 만지는 데로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이지요.”
섬유 예술가 오경순(베로니카·서울 거여동본당)씨의 정직한 손을 거친 씨실과 날실의 기록이 19~25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 제1전시실에 펼쳐진다.
오씨의 작품 속 씨실과 날실의 움직임은 작가의 노력과 고도의 집중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비례와 질서의 아름다움으로 드러난다. 아름다움과 비례하는 인고의 시간도 깊다.
“섬유를 짜는 것은 손이 많이 가는 일이지요. 한 올 한 올 짜나가야 하기 때문이예요. 너무 잡아당기면 빡빡하고, 느슨하면 올이 풀리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실수가 발생하면 했던 것을 풀었다 다시 엮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어요.”
지난 1980년 이후 31년 만에 두 번째 개인전을 여는 오씨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지어낸 작품 3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십자가를 향한 순례’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제의, 영대, 독경대 보 등 전례용품과 다양한 섬유 공예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오씨의 작품 속에는 십자가의 형상이 담겨 있다. 자신만의 신앙고백을 작품 속에 녹여낸 것. 작품마다 귀결되는 십자가를 찾아 떠나는 것도 색다른 순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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