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 내 출판사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획 동향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는 14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7층 강당에서 ‘2011년 하반기 문화의 복음화 포럼’을 열었다. ‘가톨릭 양서(良書)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마련된 이번 포럼에는 가톨릭출판사, 바오로딸출판사, 분도출판사, 생활성서사 등의 관계자가 참석해 각 출판사의 출간 방향과 과제, 양서 출판을 위한 제언 등의 의견을 모았다.
포럼은 성찬경(사도요한?예술원 회원) 시인의 ‘책을 통한 그리스도인의 교양과 시대적 상황’ 주제발표로 시작됐다. 성 시인은 “독서 체험은 우리의 모든 체험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큰 힘을 발휘하는 체험”이라며 “개인적으로 성경을 읽고 나서 받은 그 깊은 감동과 심각한 놀라움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으며, 나에게 찾아온 큰 은총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디지털 시대의 독서 경향을 언급하며 “디지털 시대에는 기존의 방식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고전적인 양서들의 생명력을 보존하고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해야 하며, 그 중 하나가 고전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의 서평문화가 우리사회의 서평문화의 이끎을 받을 수도 있고, 우리나라 서평문화를 이끌어 갈 수도 있지만 어느 쪽이건 문화적 성숙도의 수위가 높은 쪽이 앞에서 이끈다”며 “서평문화의 이상(理想)은 고전성과 상황성의 조화적 발전으로 이점을 명심해 노력할 때 교회의 서평문화 수준도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출판사의 출판 방향과 권장 도서’를 주제로 발표한 김종용(니콜라오) 가톨릭출판사 기획홍보팀장은 “올해 창립 125주년을 맞은 우리가 출판에 임하는 자세는 섬김을 받으러 오시지 않고 섬기려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의 자세”라며 “주님께서 온 마음을 활짝 열어 모든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소통하셨듯이 우리 또한 세상 모든 사람들과 소통하도록, 그리스도와 그리스도교의 오랜 전통의 보고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또 사람들의 소망을 수용하려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오로딸 문정숙 수녀(단행본팀장)는 “지난해 한국진출 50주년을 기념해 우리 출판사가 걸어온 길을 더듬어보면서 부족하고 미숙하나 하느님한테 받은 사명이기 때문에 신앙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일반 독자들과 교회 안의 신자 분들을 위해 어떻게 하면 전문성과 대중성을 함께 지닐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지영 수사(분도출판사 서울본부장)는 분도출판사 출간 방향을 ▲신학적 인식의 지평을 넓혀 지적으로 성숙한 신앙생활을 도와주는 책 ▲삶을 영적으로 풍요롭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책 ▲우리 의식이 잠들지 않도록 끊임없이 흔들어 깨워, 밝고 예리한 눈으로 교회 안팎을 보도록 각성시키는 책 등이라고 설명했다.
류 수사는 “분도출판사가 모든 장르에 손대던 시대는 지났다”며 “신학전문 서적과 고전 번역에 주력하겠지만 복음 정신의 범위 내에서 사람들을 선한 길로 인도하고 의식을 일깨우는 책이라면 넓은 독자층을 겨냥한 부드러운 책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생활성서사의 민희선 수녀(단행본 편집부)는 “생활성서사의 핵심은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들이 수행하는 다른 사도직과 마찬가지로 ‘복음화’”라며 기획 동향을 설명하고, 출판물을 통한 복음화가 지속될 수 있는 힘은 ‘독자들’에게 있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정보를 식별하고 공유함으로써 여론을 형성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교회 출판물을 대하는 데서도 드러나길 바란다”며 “모든 신자가 출판물을 접할 때에는 오피니언 리더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출판사 관계자들은 이날 포럼에서 참가자들을 비롯 대중들에게 ‘독서에 관한 관심’을 호소했다. 특히 문정숙 수녀는 “책을 읽고 신앙생활을 키워나가고 다른 이들에게 기쁨을 전하는 풍토가 만들어진다면 한국교회는 더욱 튼튼한 나무가 될 것이며 더불어 교회 안에서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미디어들이 태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지영 수사는 “쉽게 읽히지 않는 책도 있지만 노트 정리해가며 읽어야 할 책이 많다”며 또한 열린 마음으로 읽고 스스로 판단할 것을 제안했다. 김종용 씨는 “신앙생활을 유지 발전시켜가는 데 영성서적이 필요하다”며 “책을 읽고 생각하며 실천하는 신앙인으로 살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는 하반기 제2차 문화의 복음화 포럼을 11월 11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7층 강당에서 연다. 이번 주제는 ‘올바른 신앙 서적 독서법’으로 정옥견 교수(가톨릭대)와 경동현 실장(우리신학연구소) 등이 발제자로 나선다. 이들은 각각 ‘신앙서적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방법론’ ‘가톨릭 신자들의 독서 경향 : 교회 내 판매 경향을 중심으로’ 등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문의 02-460-7626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