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인간학연구소(소장 박일영)가 주최하는 제15회 인간학연구소 심포지엄이 ‘욕망’을 주제로 14일 경기도 부천시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 인터내셔널 허브관에서 열렸다.
‘욕망-감성의 인간학’을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주원준 박사(서강대학교 구약학), 홍기돈 박사(가톨릭대학교 문학), 이국봉 박사(상해교통대학교 중국정치사상)가 주제발표를 하고, 전봉순 박사(가톨릭대학교 구약신학), 임영봉 박사(중앙대학교 문학), 김준석 박사(가톨릭대학교 정치학)가 각각 토론자로 나섰다.
2009년부터 ‘열린 인문학으로서의 융합의 인간학’을 지향하면서 ‘감성의 인간학’이라는 주제 아래 연구를 진행해 온 가톨릭대학교 인간학연구소는 2009년에 ‘분노’, 2010년에 ‘기쁨’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고, 올해는 마지막 주제인 ‘욕망’에 대한 연구 결과를 담은 심포지엄을 개최해 학계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주원준 박사는 ‘구약성경에 드러난 탐욕의 무늬-히브리어 본문의 문학적 언어학적 관찰과 해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장기 불황의 시대에‘경제 정의’는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신앙인은 언제나 ‘시대의 징표’를 찾는 사람들이고, 시대에 걸맞은 성찰의 주제를 나누기 위해서 탐욕에 관한 짧은 관찰과 성찰을 나누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주 박사는 구약성경에서 ‘탐욕’이 대략 세 가지 어근에서 파생됐고, 저마다 고유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주 박사는 “‘탐욕’이라는 말은 이기심이 개입됐을 때, 내적 쾌락을 동반했을 때, 부정하게 소득을 얻었을 때 사용된 말”이라면서 “구약성경에서 부정한 소득과 부스러기에 눈이 멀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레미야 예언자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아 수도가 함락되고 유배를 가는 상황을 맞았다”고 강조하고 “하느님은 탐욕을 일삼는 악인의 삶을 잘라내실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돈 박사는 소설가 이광수의 친일이념을 통해 욕망의 구조와 허위의식을 분석했다. 홍 박사는 “만약 인간이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욕망 또한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욕망은 언어의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홍 박사는 “‘욕(欲)’은 언어의 상징이 개입하기 이전에 몸에서 유발되는 느낌에 의한 이끌림이라는 의미가 강한 반면, ‘망(望)’은 인간이 언어에 기초하여 생각을 통해 확대된 시공 속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욕망의 작동 방식을 직시하면서 끊임없이 성찰의 계기를 만들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식민지시대 이광수의 행적과 정신세계는 그러한 덕목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일깨워 준다”고 말했다.
이국봉 박사는 정치와 욕망의 딜레마를 ‘성음( 音) 관계’를 통해 분석했다. 이 박사는 “우리말로 ‘소리’를 뜻하는 ‘성음(聲音)은 겉보기에는 정치적 담론과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맹자와 장자의 문장을 통해 정치와 욕망 사이에는 딜레마가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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