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 성지의 최경환 성인을 주인공으로 해 화제를 모은 오페라 ‘세인트 최경환’이 11월 4~6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초연 당시 이미 많은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많은 신자들은 최경환 성인을 한국교회의 두 번째 사제 최양업 신부의 아버지 정도로만 여기고 있다. 하지만 그의 삶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감동 그 자체다. 순교성인으로서 현대 신앙인들이 본받아야 할 삶을 살아갔다.
최경환은 1838년 수리산에 정착했다. 그곳에 교우촌을 일구는데 노력했으며, 모방 신부에 의해 수리산 교우촌 회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서는 장남 최양업을 신학생으로 봉헌하기도 했다. 또한 교리에 해박했으며, 이웃과의 나눔과 극기를 몸소 실천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그의 삶이 감동적인 이유는 박해를 받는 순간에도 굳게 신앙을 지켰기 때문이다. 교우촌 회장이자 신학생의 아버지로서 다른 이들보다 모진 형벌을 받아야 했지만 하느님을 향한 마음만은 변함이 없었다.
‘세인트 최경환’은 최경환 성인이 걸어간 감동의 발자취를 그린 작품이다.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며 한국 천주교회의 역사는 물론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한다. 순교자의 삶이라는 주제가 다소 무겁게 느껴지지만 공연은 당시 조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왕실의 화려한 연회장과 사람 사는 냄새가 풍겨지는 오일장, 수리산 담배촌, 순교자들이 고문을 당한 포도청 등 다양한 장치를 이용하고 있다. 덕분에 작품은 종교적으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극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탈리아 로마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 리카르도 죠반니니 교수가 작곡을 담당한 것도 초연 때부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페라를 주최하는 (사)코리아콘서트오케스트라는 “종교적 내용의 한계를 극복하고 작품 수준을 높이기 위해 리카르도 죠반니니 교수에게 작곡을 의뢰했다”며 “국내뿐 아니라 이탈리아를 비롯 해외공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 하나 눈여겨 볼 것은 지난해 첫 공연 이후 많은 부분에서 작품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출연진도 최경환 성인 역에 바리톤 김승유(베드로), 이성례 마리아 역에 소프라노 김은경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로 구성돼 있다.
코리아콘서트오케스트라 예술감독 박영린(십자가의 성요한)씨는 “최양업 신부 선종 150주년을 기념하면서 오페라 ‘세인트 최경환’을 무대에 올리면서 초연 때와는 달리 많은 점을 보완했다”며 “가톨릭 소재의 공연작품 수준을 과시하고 음악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세인트 최경환은 11월 25~26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도 공연을 할 예정이며, 티켓은 3~10만 원.
※문의 031-381-7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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