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으로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뻐요. 한국을 사랑하니깐 더욱 좋아요.”
독일인 마리아 메르틸데 하르트만 수녀(73·노틀담수녀회)가 1967년 선교사로서 한국 땅을 밟은 지 올해로 44년이 지났다. 29살의 젊었던 수녀는 어느덧 백발의 수녀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몇 가지 있다. 하느님과 가난한 이웃 그리고 한국 사랑이다.
한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오는 28일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는 마리아 수녀는 “시민증을 받는 것이 한국인으로 인정받은 듯해 그저 기쁘다”고 했다.
오기 전에는 한국이라는 나라를 전혀 알지 못했던 마리아 수녀가 처음 이곳에서 관심 가진 사람들은 ‘버스 안내양’들이었다. 버스 안내양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그들과 함께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 다음은 가난한 가정으로 눈을 돌렸다. 가난하던 시절, 밤낮없이 일하면서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엄마들을 보고 유치원의 필요성을 느꼈다. 1972년 부산 수녀원 응접실에 ‘유치원’을 열고, 이번엔 가난한 이들과 함께했다.
“유치원을 세운 목적은 아이들에게 밥 잘 먹이고, 돌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어요. 교육이 우리 유치원의 핵심이었죠.”
마리아 수녀는 지금까지도 당시 원생 부모들과 연락하며 오랜 정을 쌓아가고 있다.
무슨 일을 하든지 항상 열과 성을 다하는 그는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움직이고 사랑을 베푼다. 최근에는 노틀담 수녀회의 실천교리교육 교재 제작에 매진하고 있다.
주님과 일치된 기쁜 삶을 사는 게 소원이라는 마리아 수녀는 후배 수도자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기도로써, 수도자로서 사회에서 우리 몫을 해야 해요.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수도자임을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단순하게 그리고 기쁘게 주님의 나라 건설에 동참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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