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환 추기경
■ 박정일 주교회의 의장 축사
▲ 박정일 주교
■ 모란디니 대주교 축사
▲ 모란디니 대주교
■ 권혁주 주교 취임사 (요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폭력과 전쟁으로 인한 민족·나라간의 갈등과 분열, 국내적으로는 남북 분단과 지역갈등, 계층간의 오해와 불목, 온갖 이기심으로 인한 적개심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참 평화가 다른 어떤 때보다도 필요한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모두 고귀하며 존엄합니다. 모든 인간은 똑같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창조주로부터 부여받고 있습니다. 국가도 종교도 어느 개인도 이러한 인간의 기본권리를 박탈할 수 없으며 오히려 보호하고 진작시켜야할 의무를 지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서로 사랑하라」고 명하셨을 때는 인간의 기본적인 행복추구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안동교구는 어둡고 혼란하던 70,80년대를 지나면서 시대의 아픔에 동참하며 세상에 희망을 주는 교회가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구체적인 사랑을 증거하면서 신앙인의 긍지를 키워왔습니다. 그리하여 성숙한 신앙인은 훌륭한 사회인으로도 거듭나야 한다는 당연한 진리를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보다 성숙한 신앙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느님께 간청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사람의 방법을 고집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식대로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비록 가진 것이 많지 않지만 내가 먼저 나누고 섬기며 살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보여주시고 가르쳐주신 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살 것입니다. 신앙의 기쁨과 희망을 이웃에게 전할 것입니다.
저는 두봉 레나도 주교님, 박석희 주교님 두 분 선임 주교님들의 뜻을 받들어 하느님 백성의 참 봉사자로서 성실하게 살 수 있게 되기를 항구하게 기도하며 맡겨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교구민들이 신자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기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축하연에서 권주교가 김수환 취기경, 교황대사 모란디니 대주교, 박정일 주교, 이문희 대주교 등과 함께 축하 떡을 자르고 있다.
◎ 제3대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의 서품 및 착좌식이 거행된 12월 4일에는 전날부터 내린 폭설과 대설경보 등으로 행사의 차질을 우려했으나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거짓말처럼 날씨가 개이고 밝은 햇살이 비춰 축하객들의 발걸음을 맞이했다.
◎ 초대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는 눈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되자 전날 오후 5시경 손수 운전을 해 10시가 훨씬 넘은 시각에 안동에 도착, 새 주교와 안동교구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두봉 주교는 서품식 전 주교단과 함께 한 자리에서 『권주교의 얼굴이 너무 심각하다』며 웃음을 만들기도.
◎ 서품식 및 착좌식을 시작하면서 교구장과 주교단, 사제단이 입당할 때는 안동 목성동 성심유치원, 성지유치원 어린이들이 초롱불로 길을 밝혀 눈길을 끌기도. 특히 입당하는 주교와 사제들은 한결같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어린이들의 머리와 어깨를 쓰다듬어 주기도.
31개 본당 31송이 꽃 봉헌
◎ 축하식에서 안동교구민들은 교구 내 31개 본당을 상징하는 해바라기 31송이로 만든 꽃바구니를 새 교구장에게 전하며 사랑과 일치를 통해 교구장의 사목에 함께 할 뜻을 다졌다.
◎ 또 교구 어르신 대표를 비롯해 어린이, 제단체, 수도자, 청년, 어머니, 사제단 대표들이 간략하지만 사랑과 축하의 뜻이 가득 담긴 구절들로 새 교구장 주교의 탄생을 반기는 일치의 모습을 보여줬다. 사제수품 1~5년차 신부들로 구성된 「예수닮기」와 5~10년차 신부들로 구성된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모임 사제들은 축가 를 불렀고 어머니 대표단은 든든한 기도부대가 될 것을 다짐해 안동교구의 진한 공동체성을 드러냈다.
주교단 축하 인사 건네
◎ 축하연에서는 김수환 추기경,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교황대사, 이문희 대주교, 박정일 주교, 두봉와 권혁주 주교가 축하떡을 절단하며 기쁨을 나눴다. 또 정명조 주교는 『그리스도의 평화가 안동교구민과 지역민들 안에서 실현되기를 기원』하면서 건배를 제의하기도.
김수환 추기경은 권혁주 주교의 「요한 크리소스토모」 세례명을 발음하면서 실수를 하자 나이가 들어 발음이 잘 안된다며 참석자들을 웃음으로 이끌었고, 권주교는 세례명이 길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 이날 행사에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생 60여명을 비롯해 타교구 사제, 수도자들과 지역민들이 대거 참석했다.
안동교구 미래 축복
◎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는 축하연 중 축사를 통해 『서품미사에서 간결하면서도 신심깊은 전례와 기도를 보고, 그 안에 틀림없이 일치와 평화가 있음을 목격했다』며 『안동교구의 앞날은 아름다울 것』이라고 말했다.
▲ 미사전 귀빈실에서 초대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와 다정히 포즈를 취한 권주교.
▲ 김수환 추기경이 권주교에게 주교 안수를 하고 있다.
▲ 주교품을 받은 후 첫강복을 내리고 있는 권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