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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가족제도인 농경문화가 핵가족 형태인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고층 아파트(Apartment)의 공동주택이 생겨나면서 우리의 집은 더 이상 가족들을 불러 모으는 행복의 공간만은 아닌 것이 됐다. 조금 더 큰 평수의 아파트에서, 넉넉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 최고급의 인테리어와 최신식의 가전제품을 이용하며 아늑하고 행복한 생활을 꿈꾸지만 제각기 자기 삶으로 바쁜 가족들의 얼굴을 보기란 참으로 힘든 현실이다. 가족들은 각자 현관 열쇠를 지니고 있기에 늦게 오는 가족을 위해 기다려주는 형제도 없고 가족들이 모두 집으로 귀가한 것을 확인하며 문단속을 하는 가장도 남아 있지 않다. 대리석으로 꾸며진 아름다운 부엌이 있지만 가족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어 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을 더듬어야 할 정도이다.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하겠다는 커다란 아파트에서 자녀들은 학교 기숙사로, 군입대로 떠나가고 빈 둥우리로 남아있는 텅빈 집안을 부부들이 단둘이 지키고 있지만 그마저도 무엇이 그리 바쁜지 집은 늘 텅 빈채 남겨져 있다. 도대체 집이란 무엇인가? 가족들이 함께 잠을 자고 밥을 먹고 빨래를 하며 정겨움을 나누는 공간이고 피곤한 심신이 안식을 누리는 가장 행복한 보금자리여야 하는데 식구(食口)들은 가족들이 함께하는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오히려 편안함을 찾고 있고 가족들보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서 위로를 받고 있으니, 더 이상 우리들의 집은 보금자리의 역할을 상실했고 가족의 의미는 해체되고 있는 것이다.
돌아가야 한다. 가족의 해체를 회복시키는 일은 식구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가족들이 함께 사랑을 나누며 위로하고 피곤한 인생에 용기를 주는 사랑의 둥지가 되도록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 인생에서 함께 기뻐하고 슬플 때 함께 슬퍼하고 위로해 주며 내가 죽으면 나를 위해 울어줄 가족들이 있는 그곳이 얼마나 행복하고 고귀한 곳인지 발견하고 가족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야 한다.
“뜰아래 반짝이는 햇살같이, 창가에 속삭이는 별빛같이 반짝이는 사람들이 모여 삽니다. 오순도순 속삭이며 살아 갑니다. 비바람이 불어도 꽃은 피듯이 어려움 속에서도 꿈은 있지요. 웃음이 피어나는 우리집 성가정, 행복이 번져 가는 사랑의 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