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부설 그리스도교미술연구소(소장 김재원 교수)가 주관하는 제7회 그리스도교 미술 심포지엄이 ‘미술과 성경의 재해석’이라는 주제로 21일 인천가톨릭대 조형예술대학 메리홀에서 열렸다.
1부 학술연구발표회, 2부 초대작가전 순으로 진행된 심포지엄에는 김흥주 신부(인천가톨릭대 총장), 조광호 신부(조형예술대학장), 김성휘 신부(조형예술대학 사무관리처장)와 조형예술대학 교수진, 학생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흥주 신부는 축사를 통해 “그리스도 신앙의 핵심은 성경이고 성경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그리스도교 미술”이라며 “정성스럽게 준비한 이번 심포지엄은 그리스도교 미술을 학문적 관점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정모 신부(일본 조치대 교수)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계시헌장」(1965)에서 베네딕토 16세의 교황권고 「주님의 말씀」(2010)에 이르기까지의 로마 가톨릭교회의 성경해석에 관한 이해의 변천’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구정모 신부는 “교회는 성경이 성령의 영감을 받아 씌어진 책이므로 그 해석도 성령의 감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다”며 “예술을 통한 성경 해석도 예술을 하는 당사자가 자신의 실존을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영에 일치시키고 자신의 창작활동이 세상과 하느님께 대한 열정 속에 아우러질 때, 사람을 참된 자유와 구원으로 이끌게 된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윤인복 박사(인천가톨릭대)는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수태고지(루카 1, 26-38)’라는 주제를 택해 “화가인 안토넬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행동을 작은 패널에 하나로 연결하면서 성경에서 루카가 전하는 수태고지의 이야기를 설명하는데, 복음사가에 의해 만들어진 수태고지 이야기가 없었더라면 안토넬로는 인간적인 이해 안에서 시간의 불협화음을 연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박사는 안토넬로 작품의 특징을 “다양성을 하나로 통일하고 완전한 이야기로 변형시키는 방식으로 역동성 있게 통합시키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이한순 교수(홍익대)는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서 ‘로비스 코린트의 그리스도 수난 이미지: 도상전통과 당대성’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이 교수는 “1900년 전후 약 20년간 코린트가 관심을 보인 그리스도교 주제는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로 향한 순간부터 못 박혀 숨을 거두고 시신이 내려져 매장되는 순간까지에 국한된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 교수는 “코린트의 그리스도 이미지는 그리스도교의 핵심 이미지에서 인간의 보편적 특성을 읽어내 그림의 주제로 발전시키고 그것을 거친 자연주의 형식으로 조형화함으로써 현대인에게 더 호소력 있는 그리스도교 미술을 창조하려 했다는 점에서 예술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세 번째 발표자 강영주 박사(서울대)는 ‘살바도르 달리의 종교화들에 나타난 성스러운 요소와 세속적 요소‘를 주제로 “달리가 고전주의, 원자폭탄, 신비주의 같은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연관지을 수 없을 법한 상이한 영역을 유추와 연상을 통해 현란하게 엮어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서서히 형성해 온 사고의 종합 덕분으로, 달리는 신비주의를 종교적으로 봤을 뿐만 아니라 원자핵적인 우주의 총체로 봤다”며 “달리의 기벽(奇癖)이 그의 깊이 있는 통찰력과 독창적인 상상력을 가리기도 했지만, 그는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어 새로운 지식과 발견들에서 착상을 끌어내는 창조적인 정신의 소유자이자 엄청난 양의 작업을 꾸준히 실천한 작가였다”고 평했다.
마지막 발표자 신승철 박사(베를린 훔볼트대)는 ‘창조자로서의 예술가: 바이오테크와 예술적 자유’에 대해 예술가의 창작의 자유가 종교적으로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는지 논했다. 신 박사는 “화가는 ‘제2의 신’으로 불리기도 하고 ‘위에서 부어주는’ 신적 영감에 의해 ‘필연적으로 완전한 인간’이라고도 불렸다”며 “미켈란젤로가 당대 비평가들로부터 ‘신적 인간’으로 극찬 받았다는 기록은 모두 예술가의 재능을 상찬(賞讚)하면서 세계를 창조하는 신의 관념을 예술적 창조에 투영시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이어 “인간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존재로서 신의 창조 일수를 하루 더 연장한다”며 “인간은 제2의 창조자로서 자유를 누리고 새로운 자연사의 기술자로서의 정당한 지위를 요구하게 된다”고 결론지었다.
주제 발표 후에는 고종희 교수(한양여대), 김숙영 박사(명지대), 고동연 박사(한국예술종합학교), 박숙영 교수(이화여대)가 질의자로 나와 발표자들과 함께 종합토론을 벌였다.
심포지엄에 이어 조형예술대학 리브스 갤러리에서 열린 초대작가전에는 오순미, 이이온, 이호진, 차상엽, 최인선 작가와 조광호 신부의 작품 ‘Traces’, ‘문명의 꿈’, ‘Bigger City Scaper’, ‘나비인간’, ‘어노인팅’, ‘Logos의 암호: 엠마오’ 등이 선보였으며 11월 3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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