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누스는 제자들이 인간(人間)이자 신(神)인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육신과 만난 사실을 독특한 시각으로 노래한다. 예수님은 부활을 확실히 입증하기 위해 토마스에게 당신 옆구리에 손을 넣어 보라고 하신다.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이 허락하지 않았다면 살아 계신 하느님을 만진 그의 손이 어떻게 성하게 남아 있을 수 있었겠는가?
누가 토마스의 손을 보호했나?
주님의 뜨거운 옆구리에
제자가 손을 넣었을 때
그 손이 불에 녹지 않도록
보호하신 분은 누구인가?
그 불타는 뼈를 만져 볼 용기와
힘을 주신 분은 누구인가?
그는 분명코 그 옆구리를 만졌거늘
그 옆구리가 충만한 권능을 주지 않았다면,
진흙으로 지어진 자의 오른손이 어찌
하늘과 땅을 뒤흔든 고통을 만질 수 있었겠는가?
토마스에게 주어진 것은 은총 그 자체
그리하여 그는 만지고 이렇게 외쳤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불타는 덤불은 참으로 불에 탔지만
불타 없어지지는 않았네(탈출 3,3-5 참조).
토마스의 손을 보고 나는
모세의 이야기를 믿게 되었네.
그의 손은 썩는 손이요 가시 같은 손이었지만
불덩어리 같은 그 옆구리를 만졌네.
옛날에는 가시덤불에 불이 내려왔지만
이때는 가시 같은 자가 서둘러 불에 다가갔다네.
하느님께서 그 둘 다를 지켜 주심이 목격되었기에
나는 믿게 되었네. 그리하여 나는
하느님이며 인간이신 그분을 찬미하노니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진실로 나를 위해 믿음의 경계선이 그어졌으니
그것을 그린 것은 토마스의 손이로다.
그리스도를 만지자 그는 “능숙한 서기의 붓”(시편 45,2)이 되어
믿는 이들을 위해 기록하였도다.
거기에서 믿음이 뿜어 나오니
그것을 마신 도둑은 제정신을 차렸고
제자들은 그것으로 자기들 마음에 물을 주었으며
토마스는 자기가 찾던 지식을 거기서 건져 올렸네.
맨 먼저 그 물을 마신 토마스는
확신하지 못하던 많은 이에게
그것을 주어 마시게 했네.
그들도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하고
찬미하게 만들었네
(가인 로마누스 『콘타키온』 “의심하는 토마스” 30,1-3).
말씀 안에서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