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사회사목분과와 (사)생명평화마중물이 공동으로 주관한 탈원전 초청강연이 10월 31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강연에는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가 강사로 나서, ‘탈원전 사회를 향한 그리스도인의 성찰과 책임’을 주제로 발표했다.
강우일 주교는 “원자력은 전문분야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따르면 된다는 통념에 더 이상 안주할 수 없다”며 “원자력발전소가 수많은 사람의 생명과 관계되고 인간의 기본 생존권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는 대재앙과 연결된 문제이기에 일반인들도 관심을 갖고 탐구, 숙고하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원자력발전은 연기가 나지 않고 탄산가스를 배출하지 않지만 그보다 처치 곤란한 핵폐기물을 양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며 “이미 드러난 피해 보상액만 해도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원자력 발전을 경제적이라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발표한 사회회칙 ‘진리 안의 사랑’ 48항을 인용하며, 인간은 하느님이 주신 아름답고 조화로운 선물인 모든 사물을 보호하고 온전히 지켜나갈 사명을 부여 받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자원 개발과 이용에는 지켜야 할 도덕적 요청이 따른다”며 “핵분열을 통한 원자력 발전은 인간이 다룰 수 있는 자연의 한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자신의 편익과 경제적 이익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물질을 만들어내서는 안 된다”며 “에너지를 무한정 쓰기만 하려는 현대의 문명과 소비지상주의 문화를 심각하게 재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원자력 발전 반대에 대한 강연과 세미나가 교회 곳곳에서 마련되고 있다. 작은형제회 한일 정의평화창조보전교환모임(이하 정평창보)은 10월 26일 정동 수도원 성당에서 ‘사랑한다면 핵발전은 아닙니다’를 주제로 공개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가 ‘후쿠시마 핵사고와 한국의 핵발전 정책’에 관해 발표하고, 작은형제회 일본관구 정평창보 위원회가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현장상황과 일본 가톨릭교회를 비롯 작은형제회의 활동 등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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