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정작 이 말씀을 일상생활 안에 얼마나 녹여냈는지는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실천해야 할 그리스도인들의 과제다.

교구는 오는 2013년 교구 설정 50주년 희년을 준비하며, 전 교구민의 영적 성장을 돕는 노력의 하나로 성경잔치를 비롯해 다양한 참여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 성경잔치를 통해 성경필사 등에서 모범을 보인 이들을 시상, 격려해왔다. 이번 호부터는 성경 필사 등을 통해 ‘말씀의 생활화’를 실천, 올해 성경잔치에서 교구로부터 우수상을 받은 이웃들을 만나본다.



이 장소는 어디일까, 이건 무슨 물건일까, 당시의 문화적 배경은 어떠했을까…. 성경을 읽다보면 다양한 궁금증이 떠오를 때가 많다.

정부현(요셉·58·안산대리구 상록수본당)씨가 직접 만든 이른바 ‘성경 해설집’을 보면 이러한 어려움이 한 번에 해소된다. 정씨는 각종 해설과 시각적 자료를 첨부한 자신만의 성경 필사본을 내놓았다. 이 필사본은 지난달 열린 교구 성경잔치에서도 우수 필사본으로 선정, 정씨는 교구장 축복장도 받았다.

정씨가 성경말씀을 본격적으로 파고든 지는 23년여 전부터다. 혼자서 읽기만 하니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많아 각종 강좌와 책자 등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성경 구절구절의 참뜻을 알아가는데 정성을 기울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각종 관련 자료들을 모아, 자신만의 성경 필사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번 성경잔치에 내놓은 필사본은 지난 6년여 간 새 성경을 필사하며 완성한 것이다.

한손으로는 들 수 없을 만큼 두툼한 정씨의 필사본에는 각종 사진 및 그림자료, 해설 등 방대한 자료들이 실려 있다. 이 필사본을 만들기 위해 그가 직접 구입한 성화만도 수십 장이다. 각 구절구절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마음에 새기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었다.

“비신자들에게 복음말씀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교리 후 세례를 받았음에도 하느님을 체험하지 못하고 다시 교회로부터 멀어지는 이들을 볼 때마다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습니다. 주입식 교육으로 성경을 겉핥기만 할 것이 아니라, 말씀을 마음에 새기는 노력의 하나로 읽고 또 읽고 묵상하는 가운데 수많은 자료들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특히 정씨는 “미사 시간에도 독서자 혼자서만 열심히 말씀을 읽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며 “신자들이 스스로 행동과 마음의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늘 성경을 옆에 두고 읽는 노력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씨는 집안은 물론 일터 곳곳에도 성경을 갖춰두고 늘 말씀을 되새기려고 노력한다. 늘 성경을 지니고 다니다보니 지하철 등에서 그에게 질문하는 타종교인들도 종종 마주친다. 이젠 거침없이 하느님에 대해 알려줄 자신감도 생겼다. 본당 등에서도 ‘성경 박사’로 통해, 이웃 신자들은 성경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를 먼저 찾는 경우가 많다.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병원 원목 봉사와 성령쇄신봉사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하느님 말씀은 쉬지 않고 읽고 배우고 묵상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계속 다가가려 노력하면 눈과 귀를 열어주십니다. 그 방법의 하나로 생활 안에서 매순간 성경 말씀과 함께 생활하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