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교 문장 나란히
○… 서품식장 제대 뒤쪽에 꾸며진 배경에는 밝은 초원에 양떼와 목자가 그려져 있는 대형성화를 설치, 하느님의 이름으로 세상의 양떼를 돌보는 주교의 거룩한 직분을 상징했다. 또한, 염수정 주교와 이한택 주교의 문장이 나란히 걸려 경축 분위기를 한껏 돋우었다.
축하인사 이어져
○… 축하인사는 어린이 대표, 장애인 대표, 청년 대표, 신학생 대표, 수도자 대표, 평신도 대표, 성직자 등 다양한 연력과 계층별로 안배돼 눈길. 이번 축하인사는 새 주교의 출신 본당, 전임지 등을 고려해 목동본당과 후암동본당, 서강대학교, 남녀수도자 장상 대표 등이 각각 담당했다.
매끄러운 축하식 진행
○… 서품미사에 이어 축하식의 사회를 맡은 이경상 신부(가톨릭대 의대 사무처장)의 매끄러운 지행은 이날 축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축사의 할당 시간을 강조하고 내빈과 신자들에게 분위기를 유도하는 말을 건네는 등 축하식 내내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또한 서품식에 참석한 정치인들에게는 『자~알 살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뼈있는 농담을 건네며 참석에 대한 감사의 인사와 함께 정치권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훈훈한 동기애 발휘
○… 이날 새 주교들의 서품식 복사는 평소 절친했던 동창과 후배 신부들이 자청해 눈길. 염주교를 보좌한 복사는 동창인 김충수·임덕일 신부가 담당했고, 이주교의 복사는 수련 동기인 민기식 예수회 부지부장 신부와 평소 절친한 후배인 류장선 신부가 맡았다. 또 염주교의 사제품 동기들은 염주교에게 주교관과 목장을 선물로 마련해주기도.
김추기경 삼행시 압권
○… 김추기경은 축사에 앞서 다들 어린이 대표, 청년 대표, 수도자로 나와 축사를 하는데 『나는 전 세계 추기경들을 대표해 참석한 것이 된다』고 말하며, 사회자에게 추기경 대표로 불러 달라고 청해 신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또한 김추기경은 「나그네」를 가지고 삼행시를 지어 새 주교들의 탄생을 축하했다. 「나, 나는 염수정·이한택 주교님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그, 그대들도 사랑하고 존경합니까? 네, 네~』
동향(同鄕) 동생(同生)
○… 염주교와 이주교가 같은 경기도 안성본당 출신인 데다가 두 주교의 생일이 12월 5일로 같다는 것은 축하식에서도 단연 이야기 거리. 박정일 주교는 축사에서 『두 주교님의 생일이 같다는 이야길 들었다』면서 『두 분이 함께 주교서품을 받는 오늘과 두 분의 생일인 12월 5일은 모든 신자들이 길일(吉日)로 삼아도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쌍둥이 낳느라 고생”
○… 염수정 주교는 축하식에서 『이한택 주교님은 1934년생, 나는 1943년 생인 것도 우연치고는 너무나 맞아 떨어지지 않느냐』며 응대. 또한, 『정대주교님이 출신과 생일이 같은 우리 쌍둥이(?)를 낳느라 너무 많은 고생을 하셨다』고 이야기해 신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 이한택 주교는 자신의 오늘이 있기까지 신앙적으로나 교육적으로 큰 영향을 준 스승과 은사들을 소개하며 감사하는 시간을 갖기도.
특히 이주교로부터 「참교육을 실천하신 모범적인 스승」이라고 소개받은 권병곤(알로이시오·85)-강수산나(84) 은사부부가 자리에거 일어나자, 참석한 신자들 모두 뜨거운 박수로 답례를 했다.
타종교 인사 대거 참석
○… 이날 서품미사에는 개신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원불교 등 타종교 지도자들을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제대 우측에 마련된 가족석에는 이주교와 염주교의 가족과 친지들이 나란히 자리해 서품식을 지켜보며 감격해 하는 표정, 염주교의 형 수운(71·루가)씨는 『주교님께서 무거운 직무를 맡게돼 앞으로 집안 모든 가족들이 항상 기도중에 참 목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기로 했다』거 밝히고 『하느님의 크신 은총속에 올바르게 주교직을 수행해 교구와 한국교회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친지 80여명과 오빠 이한택 주교의 서품식을 지켜본 춘자(스콜라스티카·58)씨는 『항상 기도속에서 인내하시는 모습이 안타까울 정도였으며 가족들에게 쉼없이 기도하라고 당부하던 분』이라면서 『인내와 희생으로 뭉쳐온 사랑을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준비된 서품식
○… 서품식장인 장충체육관과 축하연이 열린 계성여고에는 운전기사사도회, 성소후원회, 여성연합회 등에서 100여명의 봉사자들이 나와 차량 봉사와 행사운영을 위해 힘썼다. 또한 서울 평협은 행사 기획에서부터 전반적인 진행을 조율하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아울러 서울대교구 신학생 150여명이 안내요원으로 참석, 행사 시작과 뒷정리는 물론 각자의 구역에서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축하화한 줄이어
○… 한편 축하연 장소인 계성여고 대강당 입구에는 교회 관계자와 정계 및 지역 인사들의 화환이 줄을 이어서 눈길.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김대중 대통령,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서강대학교 교수회 이덕훈 한빛은행장 등이 화환을 보내 새주교 탄생의 축하와 기쁨의 뜻을 전달했다.
▲ “주교님 만세” 안성 신자들 염주교와 이주교의 고향인 경기도 안성지역 본당 신자들은 「안성의 어르신 이한택+염수정 두 분 새 주교님께 만세! 만세!」란 플래카드를 들고 축하식 내내 흔들어 눈길. 또한 두 주교가 답사를 통해 고향인 안성 이야기를 꺼내자 2층에 자리잡고 있던 170여명의 안성본당 신자들은 환성과 박수갈채로 응답해 분위기를 한껏 돋우었다.
▲ 축하식에서 교구민 대표가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 수도회 출신 주교가 탄생한 기쁨을 함께 한 수도자석.
■ 염수정 주교 답사
“하느님 백성 섬기고 사랑할 것”
먼저 여러면에서 부족한 저를 주교직으로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본받아 하느님 백성을 섬기고 사랑하는 일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사목표어인 묵시록의 『아멘. 오소서, 주님 예수님』의 말씀대로 언제나 우리의 희망이신 주 예수께서 저와 우리 사이에 빨리 오시도록 기도하며 노력하겠습니다. 교구의 모든 사제와 모든 신자들이 견실한 일치와 친교를 이루며 교회발전에 헌신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사랑과 기도를 보내 주기시를 부탁드립니다.
■ 이한택 주교 답사
“서울대교구의 머슴이 됐습니다”
저와 같이 부족함이 많은 사람을 주교로 만들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염주교님과 더불어 저를 이토록 따뜻하게 초대해주시고 열렬하게 환영해 주시는 정진석 대주교님을 비롯한 서울대교구의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 예절을 통해 저는 여러분, 즉 서울대교구의 한 머슴이 된 것입니다. 따라서 제가 여러 형제자매께 드리는 봉사도 사도적이고 봉사적인 것이 되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러한 소망은 제 자신의 모든 쇄신과 발전의 원칙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수환 추기경 축사
“사랑과 은총으로 교구가 풍성”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음 참으로 주께서 마련해 주신 기쁜 날입니다. 두 분의 주교서품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두 분 주교님은 지금까지 사제로서 예수님을 따르셨지만 이제 주교로서 새롭게 당신들의 신명을 바쳐서 예수님과 일치된 삶을 사시기를 다짐하시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예수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이 큰 주교님 두 분을 모심으로써 우리 서울대교구가 예수님의 사랑과 은총으로 더욱 풍성해지고 교구민 모두 예수님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따름으로써 예수님을 증거하는 교회, 땅의 소금과 세상의 빛인 교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 교황대사 모란디니 대주교 축사
“하느님 선물에 영광과 감사 드려”
우리는 당신 교회에 새 주교님들을 선물로 주심에 대해 하느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렸고, 영원한 대 사제이신 그리스도님께 새로 서품 받으신 두 분 주교님들에게 풍성한 은총을 베푸시어, 두 분 주뇨김들이 당신의 진정한 종이요 사도들의 합당한 후계자가 되게 해주시도록 간청하였습니다. 앞으로 교구 시노드를 통해 서울의 거룩한 교회가 자신을 재발견하고 , 선의의 사람들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들을 위해 한 사람에게 주님의 길을 가르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주교회의 의장 박정일 주교 축사
“새 주교님 생일과 서품일은 길일”
염주교님과 이주교님의 서품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두 분의 앞날에 하느님의 크신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새해 벽두 우리 한국교회에 큰 경사가 있게 해주신 하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한날 한시에 두 분의 주교님께서 탄생하겼다는 것은 우리 주교단과 서울대교구, 나아가서는 한국교회 전체에 매우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특히 수도회 출신 주교는 처음 탄생했기에, 앞으로 다양한 가운데 하나의 조화를 찾아가는 한국교회의 발전을 기대하며 주교단 모두는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입니다. 두 분 주교님의 생일인 12월 5일과 서품일인 오늘은 모든 신자들이 길일(吉日)로 삼아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