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로는 laicus, 영어에서는 layman으로 칭하는 평신도. 다시 한 번 평신도 주일이 돌아왔다. 교회 안에서 평신도는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선택된 백성으로 성직자를 제외한 모든 신자로서 성세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고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직, 왕직에 참여하여 그리스도의 백성으로서 사명을 완수하는 신자’로 정의 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교회는 여러 가르침을 통해 평신도의 신원과 세상 속에서 하느님 백성으로서 걸어가야 할 길을 제시해 왔다. 그같은 작업 속에서 평신도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논의는 보다 활발해 졌다 할 것이다. 교회 가르침 안에서 볼 수 있는 평신도의 모습은 어떤 것들일까. 제44차 평신도 주일을 맞아 주요 교회 문헌 안에 드러난 ‘평신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공의회 이전까지 평신도를 ‘듣고 따르는 교회’라 하여 수동성이 강조됐다면,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평신도 역할을 크게 부각시킨 중요한 계기였다. 공의회는 평신도가 성직자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성직자가 신의 백성인 평신도의 구원을 위해 존재한다는 정신에 따라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1964)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1963)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1965) 등을 통해 평신도의 특수 사명을 인정하고 평신도를 통해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중 하나인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은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1965년 11월 18일 반포됐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이룬 업적 중 하나로 기록될 만큼 교회사 적으로 매우 뜻깊은 문헌으로 꼽힌다.
총 6개장에 33개 항으로 구성된 이 교령은 평신도 사도직 문제만이 아니라 평신도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다루면서, 평신도를 하느님 백성의 능동적인 지위로 돌아오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론을 통해 ‘교회의 사명에서 평신도의 고유한 역할은 반드시 필요하다. 평신도 사도직은 바로 그리스도인의 소명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결코 교회 안에서 없을 수 없다’(1항)고 밝힌 교령은 덧붙여 평신도들이 더욱 더 자신의 책임을 깨닫고 어디서든 그리스도와 교회에 봉사하게 하는 ‘성령의 뚜렷한 활동’이 평신도 사도직을 절실히 요청하는 표지라고 강조했다. 또 문헌에 담긴 내용이 새 교회법 안에서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규범이 될 것임을 명확히 했다.
이 교령은 신자들이 기존에 실천하고 있던 각종 사도직 단체를 촉진하고 강화하겠다는 뜻뿐만이 아니라 모든 신자들을 각자 능력에 따라 사도로 만들겠다는 취지를 가졌다는 면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는 결국 모든 평신도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동시에 전 교회의 체질 개선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사도적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20년을 지낸 교회와 세상에 있어서 평신도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한 주교 대의원회의 제7차 정기회의 후속 문헌으로 1988년 12월 30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발표됐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평신도에 관한 교회의 가장 유권적인 가르침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모은 이 문헌은 특별히 ‘평신도들은 교회에 속해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이 바로 교회라는 분명한 의식을 지녀야 함’을 강조했다.
■ 사도적 서한 ‘여성의 존엄’
1988년 8월 15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발표한 사도적 서한 ‘여성의 존엄’은 교회에서 여성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문헌으로 꼽힌다. 서한을 통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인류가 매우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는 이 시기에 복음의 정신으로 무장된 여성들이 인간성 상실을 막는데 큰 공헌을 할 수 있다’며 여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 서한은 ‘여성들이 마리아처럼 복음의 정신으로 무장함으로써 인간성을 회복하고 여성의 존엄을 되찾는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표명하고 있다.
■ 사도적 권고 ‘가정 공동체’
1981년 11월 22일, 1980년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문헌으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발표됐다. 가정 문제가 심각한 현대 사회 안에서 평신도들이 조성해 가는 가정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가정에 대한 평신도들 역할을 제시함으로써 평신도들이 신앙 안에서 올바른 가정공동체 이끌어갈 수 있는 가르침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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