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당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들을 발견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교회의 유적에 대한 보존·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방안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구대교구청에 위치한 교구의 대표적 성모순례지 ‘성모당’을 전담하고 있는 서준홍(마티아) 신부. 서 신부는 교구민들로부터 영적 위안을 주는 성지이자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돼 있는 성모당이 1918년에 지어진 건축물이라는 점을 고려, 대구시로부터 지원을 받아 10월 17일부터 성모당 보수를 시작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오래된 함석지붕을 바꾸고, 갈라진 틈을 메우고, 백화 현상이 일어난 벽을 수리하는 등 작업 하나하나에 만전을 기하며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못 자국 등 훼손 흔적으로 인해 생각 이상으로 균열된 곳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보수작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문화재 보존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비롯된 일 아닐까요.”
특히 서 신부는 성모당 설계에서부터 보수까지 지난 100년 가까운 시간의 기록이 미비한 점을 지적하며, 예전 기록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었다면 관리·보존이 더 잘 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서 신부는 현재 성모당이라는 중요한 교회 문화유산의 관리와 성역화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서 신부는 이 문제를 한국교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서 신부는 2009년 주교회의 문화위원회에서 발간한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보존 관리 지침」을 바탕으로 교회 구성원들이 천주교 문화유산 관리·보존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문화유산 보존은 무엇보다 기록이 기본입니다. 특히 정확한 기록을 위해서는 조사 기록자의 전문성과 조사 양식의 개발이 필요한데, 한국교회 차원에서 이 부분은 더욱 개선돼야 할 것입니다. 선조 신앙인들이 남긴 문화유산을 연구, 보존해 나가는 것은 후손인 우리의 의무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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