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이 가르치는 ‘연옥교리’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다. 미사 가운데 우리는 ‘연옥영혼을 돌보시되 가장 버림받은 영혼을 돌봐주시기를’ 당부하며, 식사 후 기도에서 또한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평화의 안식을 얻기를’ 기원한다.
여기, 연옥영혼들이 있다. 스스로 보속할 수 없는 연옥영혼들의 구원을 위해 우리는 끊임없는 기도와 미사, 자선, 애덕을 통해 우리가 받은 대사를 양보하는 것이다. 1901년 중국 북경에서 활동하던 프랑스 성 라자로회(성 빈첸시오회)가 쓴 책 ‘위령성월’을 통해 연옥영혼에 대해 알아본다.
▧ 연옥과 연옥영혼
11월 2일은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 다음날인 ‘위령의 날’이다. 교회는 이날 연옥영혼의 구원을 위해 미사와 기도를 드린다. 이날의 기도를 통해 살아있는 이들은 연옥영혼의 구원을 지향하고 기도하며 자신들의 마음에 위안을 얻는다. 연옥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마음에 큰 위안을 주는 선행이라는 것이다.
책 「위령성월」은 “하느님께서는 연옥의 영혼을 사랑하신다. 그러므로 그 영혼들이 하루빨리 천당에 올라가 하느님을 뵈옵고 하늘나라의 영광된 복락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 우리들은 현세에 있을 때 힘써 보속을 받아야하며, 훗날 연옥에서 받을 무거운 고통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성 라자로회 선교사들은 연옥영혼의 고통이 지옥의 고통에 견줄만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다만 연옥의 고통에는 끝이 있으며, 지옥의 고통에는 끝이 없다. 연옥영혼들은 스스로 보속할 수 없어 살아있는 이들의 기도와 하느님의 인자하신 안배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살아있는 이들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만의 평안을 도모하는 기도가 아닌,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는 것이다. 부모와 친인척, 은인과 사랑하는 친구, 버림받은 연옥영혼, 세상에서 계명을 지키지 않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한다. 당시 선교사들은 말한다.
“우리들은 누구도 ‘아무개는 죽어서 반드시 지옥에 갔을 것이므로 그를 위해 기도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할 수 없다. 이는 망령된 말이기 때문이다. 천주교회는 어떤 이는 천당에 가서 성인이 됐다고 분명하게 말하면서도 어떤 이는 지옥에 갔다고 단정지어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지극히 인자하시기 때문이다.”
▧ 연옥영혼의 구원
선교사들은 연옥영혼의 구원을 가장 기뻐하는 것은 ‘예수성심’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성모에게 기쁨을 드리는 선행이며, 천당의 기쁨이자 연옥의 위안이요, 현세교회의 큰 이익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므로 선교사들은 세상을 떠난 이와의 약속을 빨리 실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한다. 세상을 떠난 이의 영혼에게 중요한 일을 지연시킨 것이므로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일에 대해 가장 분노하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옥영혼을 구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선교사들은 그 방법으로 미사봉헌을 꼽았으며 영성체 또한 잘 모셔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들이 연옥영혼을 구원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가장 쉬운 방법은 하느님께서 연옥영혼들을 불쌍히 여겨 연옥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시고 하루빨리 천당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지극히 인자하시므로 사람들이 연옥영혼들을 구원하기 위해 기도하는 것을 기뻐하시며, 이러한 기도를 들으시면 반드시 이에 응답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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