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성경필사 기간 내내 저를 작은 선교의 도구로 써주시길 기도드렸습니다.”
이강헌(이삭·63·안양대리구 벌말본당)씨는 올해 성경잔치에서 중국어성경을 완필하고 4복음서를 국어와 일어, 영어 등 3개 국어로 필사한 노력을 높이 평가받아 교구장 표창장을 받았다.
특히 그는 이번 성경 필사를 통해 선교의 소명이 자신에게도 직접적으로 주어져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한 자 한 자 써내려갈 때마다 타인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부터 성경말씀을 통해 쇄신돼야 한다는 성찰도 깊이 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구원의 기쁜 소식을 모든 민족에게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사도들은 성령의 은총으로 전 세계 각 민족의 언어로 말을 하며 복음을 선포했었지요. 특히 이번 중국어 필사하면서 제 인생에서 남은 과제 중 하나는 중국의 복음화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 것이라는 깊이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복음화의 씨앗은 중국에서부터 왔는데, 정작 지금의 중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구원의 말씀이 필요한 곳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씨가 중국어 성경을 완필하는 데에는 1년4개월여의 시간이 걸렸다. 은퇴 후 새로운 삶의 문을 열기 위해 중국으로 연수를 떠났던 이 씨는 당시 신앙생활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성경필사를 시작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귀국해서는 성경필사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다 교구 성경잔치 소식을 듣고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필사에 나서게 됐다. 국어는 물론 영어와 일어로도 남긴 4복음서 필사본은 본당공동체 차원의 필사에 참여하면서 이뤄낸 성과다.
이씨는 성경 필사 기간 동안 교구 중국선교후원회에도 자발적으로 가입, 매주 영성모임을 이어왔다. 덕분에 자신이 선교의 도구로 쓰일 수 있도록 갈고 다듬기 위해 다시금 중국어 성경 필사에 더욱 매진할 수 있었다.
“구원의 기쁜 소식으로 혼자서만 알고 있다고 좋을까요? 혼자만의 기쁨은 의미가 없지요.”
아울러 이씨는 외국어로 필사할 때는 성경 말씀에 더욱 깊이 집중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때문에 청소년들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필사에 참여하길 적극 권한다.
“많은 신자들이 성경 필사는 시간적 여유가 많은 어르신들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도 갖고 있고, 실제 나이든 분들이 젊은이들에 비해서는 성경 필사에 더욱 적극적입니다. 하지만 필사는 시간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젊을 때일수록 성경 한 자 한 자 한 줄 한 줄을 되새기며 필사하는 것은 의미 깊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이씨는 특히 “잘 알지 못하는 외국어로 쓰게 되면 아무래도 성경을 더욱 천천히 읽고 뜻을 새기게 된다”며 “무엇보다 필사는 꾸준히 계획적으로 성경을 읽는데 큰 도움이 되고, 그 덕분에 개인의 생활도 규칙적으로 변화하는 기쁨도 덤으로 얻는다”고 모든 신자들이 성경 필사에 동참할 것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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