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센다이 외신종합】일본 천주교 주교회의는 10일, 센다이에서 열린 주교회의 총회를 마무리하며 ‘즉각적인 원전 폐지: 지난 후쿠시마의 비극적 재앙’이라는 문서를 발표했다. 센다이교구는 올해 3월 지진과 해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있는 곳이다.
일본 정부와 국민들에게 보내는 이 메시지에서 주교들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감과 환경과 생명을 보호할 윤리적·도덕적 의무에 비추어 ‘원자력 발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하고 이에 따른 에너지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안전한 에너지를 공급할 대체 수단’을 개발하도록 권고했다.
주교들은 일본에 있는 54개의 원전 모두에 “후쿠시마와 같은 또 다른 사고의 큰 위험이 잠재한다”고 지적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는 일본 고유의 전통과 민족적 지혜와 문화에 호소하는 한편 “그리스도교에도 고귀한 가난의 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교들은 또 일본 주교회의가 2001년에 이미 원자력 발전 문제를 다룬 문서를 발표하고 “비극을 막기 위해 안전한 대체 에너지 공급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2001년 메시지에서 말한 ‘비극’이 후쿠시마 사고라는 형태로 실제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일본 니가타교구장이며 아시아 카리타스 의장인 이사오 키쿠치 주교는 “후쿠시마 재앙 이후 우리에게는 성찰이 요구된다”며 “주교들은 일본 국민들에게 원자력 발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간소화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쿠치 주교는 “오늘날 대다수 일본인들은 원자력 발전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공통된 우려를 갖고 있지만, 한 나라 전체의 삶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전을 중단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며, “주교들은 이를 논의했고, 비판에 직면할지도 모르지만 생명을 보호하고 창조를 보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말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주교들은 태양 에너지와 같은 새로운 에너지 자원에 대한 투자를 늘리도록 정부에 요청하고, 이 문서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종교적·사회적인 것임을 밝히고 모든 종교 신자들의 지지를 부탁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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