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젊음’. 여든의 나이에도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의 소유자 이장주(토마스 아퀴나스·서울 문정2동본당)씨를 만나고서 떠오른 단어였다. 이씨는 서울 합정동 절두산순교성지 안내봉사자다. 매주 수요일마다 성지 방문객들에게 한국교회의 역사에 대해 안내하는 봉사를 하고 있다.
그가 안내봉사를 시작한 것은 2년이 조금 넘었다. 그 전부터 일본 순례객들이 한국을 찾으면 안내하기를 수차례. 일본에서 오랫동안 교사생활을 했던 덕에 능숙한 일본어로 순례객들을 안내하면서 전국의 성지를 안 가본 곳이 없다. 서울 시내에 있는 성지는 물론 천호성지, 치명자산, 갈매못 등. 자연스럽게 교회사도 공부하게 됐다.
“사람들을 안내하려면 공부를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혼자 한국교회사와 성지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죠. 근데 하다 보니 일본 순례객뿐 아니라 한국 신자들에게도 안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절두산에서 봉사를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안내봉사를 지원하고 성지에서 교육도 받았다. 물론 이후에도 공부는 끊이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최근에 ‘기해박해’ 일기를 읽고 있다고 했다. 많은 나이 때문에 어려움이 없는지 물었지만 기자의 우문이었다. 오히려 그에게 공부는 기쁨이며, 안내봉사는 즐거움이다. 박물관이나 체험관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언제나 환영이라고 했다. 인터뷰 중에도 방문객이 들어오면 반갑게 맞이했다. 한 가지를 설명해도 매번 다른 이야깃거리가 나온다. 방문객의 질문에도 막힘이 없다.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학생들에게 항상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평소 노력하며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던 그다운 모습이었다.
“여태까지 사랑 많이 받았으니 이제는 제 차례라고 생각했어요. 작은 지식이지만 신자들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절두산순교성지에서 일주일에 한 번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봉사하는 것과 함께 그는 다양한 교회봉사를 하고 있다. 본당 레지오에서 한 달에 한 번 이주노동자 무료진료소인 라파엘클리닉 청소도 하고, 일본교회에서 도움 요청이 오면 거절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일본 나가사키대교구에서 이씨에게 번역을 요청한 「하비에르와 함께하는 나가사키 순례」가 발매되기도 했다.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을 하면서도 그는 지친 기색이 전혀 없다. 비결을 물었다.
“젊어서부터 산을 많이 탔어요. 요즘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꼭 산길을 걸어요.”
그는 체력이 닿는 한 이웃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저 같은 사람(노인)들이 용기를 가지고 사람들도 만나고 얘기를 나누면 좋겠어요. 성지순례도 많이 다니고요.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을 사람들과 나눌 때 기쁨도 두 배가 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절두산순교성지 안내봉사자 모집
절두산순교성지는 신자 및 예비신자들의 순례를 도와주는 안내봉사자를 모집한다. 봉사자들은 순례자에게 절두산순교성지 박물관, 체험관전시 및 야외성물과 성지 미사와 행사 등을 안내한다. 자격요건은 20세 이상 65세 미만으로 세례받은 지 3년 이상 된 교우로, 성지사무실과 박물관 학예실, 홈페이지(www.jeoldusan.or.kr)에서 신청서를 받을 수 있다. 방문 혹은 이메일 접수가 가능하며, 기간은 12월 10일까지.
※문의 02-2126-2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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