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역에서 56년 동안 사랑의 의술을 펼쳐온 성골롬반의원(원장 한노라 수녀)이 지난 10월을 마지막으로 의료활동을 마쳤다. 이에 춘천교구는 성골롬반의원이 지금까지 베풀어준 은혜에 감사하며 11월 23일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1955년 11월 당시 춘천교구장이었던 구인란 주교의 요청으로 성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에서 두 수녀가 파견돼 시작한 성골롬반의원은 한국전쟁으로 피폐해지고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던 춘천지역에서 헌신적 봉사를 펼쳐 춘천지역에서는 지금도 ‘성당병원’이라는 이름으로 통할 정도로 지역주민들의 삶에 깊숙이 함께해왔다. 성골롬반의원은 무료진료, 방문진료 등의 의료활동뿐 아니라 굶주림에 허덕이던 시기에는 식량배급, 산아제한으로 낙태가 횡행할 때는 자연출산조절법 교육, 현재는 호스피스활동 등 그 시기에 필요한 활동을 아낌없이 펼쳐왔다.
하지만 성골롬반의원은 각종 병원, 보건소 등 다양한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는 현대사회에서 보다 고통 받는 이들을 찾아 봉사하기 위해 의료활동을 접기로 결정하고 앞으로 노인요양, 호스피스 등에 집중해 활동할 계획이다.
춘천교구는 이러한 성골롬반의원의 활동에 감사를 표하며 성 골룸바노의 축일인 11월 23일, 감사미사와 성골롬반의원 폐원식을 마련했다. 이날 폐원식에서는 그동안 성골롬반의원에서 헌신한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감사패를 전달하고 56년 역사를 담은 동영상을 시청하는 등 뜻있는 시간을 보냈다. 또 11월 16~23일 죽림동주교좌성당 마당에서는 성골롬반의원 56년 동안의 활동을 담은 사진전시회가 열려 성골롬반의원의 활동을 되새겼다.
이날 감사미사를 주례한 김운회 주교는 폐원식에서 “춘천지역의 사람들이라면 어느 누구도 성골롬반의원의 은혜와 혜택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고 춘천교구의 어디를 가도 성골롬반의원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면서 “성골롬반의원이 해준 모든 것을 잊지 않고 감사하며 기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미사를 함께 집전한 오기백 신부(성골롬반외방선교회 한국지부장)는 “오늘은 한창 어려울 때였던 56년 전 시작한 의료봉사를 마무리하는 한국 골롬반회의 의미있는 날”이라며 “의원은 비록 폐원했지만 골롬반회의 활동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곳에서 또 다른 활동을 통해 골롬반회 선교의 역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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