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받아들이고 그 생명에 봉사하는 임무에는 모든 사람이 관련돼 있다. 그리고 이 임무는 특히 생명이 가장 약한 상태에 있을 때 이행돼야 한다.
「생명의 복음」(Evangelium vitae) 중 생명에 관한 그리스도교의 메시지에서는 인간 생명은 세상에 들어오는 시기와 시간의 영역을 떠나 영원으로 건너가는 시기에 가장 상처입기 쉽다. 하느님의 말씀은 생명이 질병과 노년으로 쇠약해졌을 때 돌보아주고 존중하라고 거듭 명한다. 초기 단계의 생명, 특히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과 임종에 가까운 생명을 보호하라는 직접적인 명령은 없다. 그러나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과 임종에 가까운 생명에 해를 입히거나, 공격하거나, 실제적으로 거부할 수 있는 단순한 가능성조차도 하느님 백성의 종교적이고 문화적인 사고방식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느님께서는 그러한 상황에 처한 생명을 보호하도록 명하신다는 것을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신약의 계시 또한 생명이 그 출발 때부터 지니고 있는 가치를 명백히 제시한다. 동정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 태중에 있던 두 아기들의 만남에서 잉태되는 순간부터 지니고 있는 인격적인 가치가 찬미된다.
아울러 성경에서는 노년은 위엄을 지닌 시기이며, 주위의 존경을 받는 시기라고 강조한다. 노년에 피할 수 없는 생명의 쇠락을 어떻게 맞아야 할까? 죽음 앞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생명의 복음」은 “믿는 이들은 자신의 생명이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음을 안다”며 “인간은 병이 들었을 때도 하느님 사랑의 계획에 자신을 온전히 맡겨드리고 하느님께 대한 근본적인 신앙을 새롭게 하도록 부르심을 받는다”고 전한다.
생명은 자신을 내어줌으로써 온전히 실현되는 선물이다. 특히 「생명의 복음」은 이 생명의 가치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다고 설명한다. 생명의 가치는 예수와 함께 생명을 누리게 하는 성령의 법이며, 벗을 위해 당신 생명을 내어주신 주님의 모범을 따라 형제자매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을 내어주는 행위라는 말이다.
이와 관련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우리는 십자가에 대한 묵상을 통해 일어난 모든 일의 핵심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생명을 버릴 때 그 생명은 핵심적 의미와 충만함을 얻게 된다”고 역설한다. 이 단계에서는 묵상이 기도와 감사로 바뀌고 동시에 그리스도를 본받고 그를 따르라는 촉구로 변한다.
생명살림 윤리백신 (7) 생명의 복음 (7)
특별히 보호돼야 할 생명의 시작과 끝
발행일2011-12-04 [제2773호,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