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한 걸음 참사랑을 싣고
◎… 이날 참사랑 실천 걷기대회는 1부 발대식과 2부 축하공연과 협약식, 3부 대바자로 이어졌다. 발대식에 참석한 부산교구 2지구장 박상대 신부(몰운대본당 주임)는 격려사에서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신자들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그리스도를 닮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라는 간디의 말을 인용, “그러나 이 지역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두 분이 계시는데 바로 소 알로이시오 몬시뇰과 이태석 신부님”이라며 “오늘 행사가 단순 행사에 그치지 않고 한 걸음마다 두 분의 참 사랑을 싣고 증인이 되어 세상에 참사랑을 증거하자”고 강조했다.
◎… “출발!” 풍물패의 신명나는 사물놀이와 함께 참가자들은 송도해변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십자가와 소 알로이시오 몬시뇰과 이태석 신부의 브로마이드를 치켜든 복사단이 선두에 서고 알로이시오고 청소년들이 그 뒤를 따랐다. 송도본당 맹진학 신부는 “알로이시오고등학교 청소년들은 소 알로이시오 신부님의 열매”라며 이들이 앞쪽에서 행렬을 이끌게된데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 십자가와 사물놀이패를 앞세운 걷기대회 참가자들이 송도해변을 따라 걷고 있다.
이태석 신부님을 기억합니다
◎… 이발소 아저씨도, 국밥집 아주머니도 신나는 풍물소리에 거리로 나왔다. 행렬이 충무동 새벽시장을 지날 때 관광객과 주민들의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지나가는 차량들도 가던 길을 멈추고 손을 흔들었다. 걷기대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짧지 않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과연 이 행사에 대해 알고 있을까. 허수진(8세) 어린이에게 “이태석 신부님은 어떤 분이세요?” 하고 묻자, “가장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사랑을 베풀어주신 분”이라는 똘똘한 대답이 돌아왔다.
◎…송도본당 선교분과 신자들은 행렬을 이탈(?)해가며 곳곳마다 기념상본과 유인물을 돌리느라 땀을 흘렸다. 상본을 받아 든 황송길(70·부산 동래)씨는 “이태석 신부님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며 “그런 훌륭한 분이 이 지역 사람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토요일 도심지와 시장을 지나며 불편을 겪었지만 이태석 신부의 사진과 피킷을 보고는 바쁜 걸음을 멈추고 길을 열어주는 등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 송도본당의 선교분과에서는 이태석 신부를 알리고 사랑 실천에 동참을 청하는 전단지를 나눠줬다.
▲ 가 행렬이 송도성당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참사랑 실천 소중한 약속
◎… 마리아수도회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소 알로이시오 몬시뇰의 유해가 안장된 기념경당 앞에 모였다. 이어 알로이시오 중고등학교 여학생 32명으로 구성된 ‘걸스드리머’의 난타공연이 펼쳐졌다. 송도본당과 서구청의 협약식에서는 서구청과 부산광역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태석 신부의 생가복원과 기념관 건립을 비롯해 송도지역이 다양한 복지사업의 메카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박극제 서구청장의 약속에 박수가 쏟아졌다. 맹진학 신부는 협약식 후 “하느님께서 주신 좋은 날씨와 더불어 오늘 모두가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했다”며 “우리의 발걸음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 오늘 협약식은 그러한 뜻의 표명”이라고 강조했다.
▲ 송도본당 주임 맹진학 신부와 부산 서구청 박극제 청장이 협약서에 서명을 한 후 교환하고 있다.
▲ 걷기대회 행사가 마무리된 마리아수녀원에서는 태아생명보호를 위한 자선 바자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