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기 주교가 2009년 4월 6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한 퇴임미사 중 교구민들에게 전한 글로써, 최 주교와 함께한 지난 교구 역사의 일부를 다시 열어본다.
저는 전임 김 안젤로 주교님(2대 교구장 김남수 주교)의 덕을 많이 보았습니다. 김 주교님께서 신학교를 설립하셨고 그 결과로 사제들이 많이 배출돼, 교구 발전의 토대가 놓였습니다. 제가 와서 편안히 지낼 수 있도록 교구청 건물을 지어 주셨습니다. 저는 교구장이 된 후 이미 개최가 선포된 교구 시노두스를 추진해 나갔을 뿐입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2000년 대희년을 준비하고, 이어 2003년에는 교구 설정 40주년을 맞이했네요. 이듬해 저의 몸에 생긴 병으로 대리구제 시행이 좀 늦어지긴 했습니다.
그즈음 타 교구에서 수원교구를 부러워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교구 내 모든 본당에서 소공동체 활성화와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라는 공동 목표를 통해 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부럽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우리 모두가 시노두스의 시행 세칙까지 잘 정해 한마음으로 함께 노력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아직 제가 이루지 못한 미결로 넘겨 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교구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수원교구에는 한국교회 발상지가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자란 요람이며, 또한 많은 순교자를 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신앙 선조의 순교 정신을 잘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두 번째는 교구 영성사제 제도가 대리구제도처럼 성공하는 것입니다. 수원교구와 대한민국 모든 교구가 비슷하겠지만 교구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영성 생활을 잘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교구는 수년 전부터 꾸준히 관련 모임을 조금씩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가 잘 정착해 수원교구와 한국교회에 도움을 주었으면 합니다.
셋째는 사회복음화와 해외선교에 힘쓰는 교구 이미지를 잘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사회복음화를 위해 노력하는 교구로서의 이미지를 잘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현재 중국과 아프리카 등에 사제가 나가 있는데, 앞으로는 남미에도 나갔으면 합니다.
제4대 교구장 이 마티아 주교님께서 교구 사제 수도자 평신도들과 하나되어 교구 발전을 잘 이뤄갈 수 있도록 뒤에서 기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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