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어느 날 강원도 평창에다녀왔다. 봉사를 통해 알고 지내던 한 자매님께서 간암 투병을 하시다가 ‘간 이식도 어렵다’는 판정을 받고 요양차 평창에 가 계셨기 때문이다. 나의 둘째 고모에 대한 단상이 평창을 다녀오게 한 이유이기도 했다.
둘째 고모는 내 가슴 속에 참 따스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분이다. 그런 고모가 어느 날 유방암에 걸리셨다. 나는 ‘피치 못할 사정’을 이유로 차일피일 문안을 미뤘고, 결국 고모의 투병 중에 손 한 번 잡아 드리지 못하고 아쉬운 이별을 하게 되었다. 그 아쉬운 이별은 이후 내가 생활을 하면서 ‘~할 걸 그랬나?’하는 아쉬움이 남지 않게 최선을 다하게 되는 다짐의 계기가 되었다.
덕분에 남의 일에 별 관심 없이 살아가는 세태 속에 내 모습은 나의 부족함을 친절로 덮으려는 애씀으로 보이거나 마음이 헤픈 사람, 내지는 ‘오지랖’ 넓은 사람으로 보일 때도 있다. 하지만 진실한 마음은 언젠가 마음으로 통한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매달 ‘회지 작업’이라는 봉사의 인연으로 내게 오신 참 소중한 자매님께도 내 마음을 담아 함께하여 그분이 고통을 이겨내시는데 힘이 되어 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내 고모와의 아쉬운 이별만큼 그분에게 마음으로 더 다가가게 되었다.
세상에는 물질적인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으나 따뜻한 마음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랑으로 우리에게 오신 아기 예수님을 추억하는 그날을 기다리며 대림시기를 보내고 있다. 세상을 따뜻하게 사는 법은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함께’의 가치는 ‘함께함’에 있듯, 동행은 적어도 세상을 살아가는 데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든든함을 준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체온을 나누며 서로가 서로의 삶에 힘이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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