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외신종합】교황청은 최근 중국에서 교황청의 승인을 받은 새 주교가 탄생한 것을 환영하면서도, 이 서품식에 파문된 주교가 참석하여 논란을 일으킨 것에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11월 30일 쓰촨성 이빈교구에서 뤄쉐강 신부가 부교구장 주교로 서품될 때 참석해 공동 집전한 레이 쉬윈 주교는 올해 6월 교회의 승인 없이 주교로 서품돼 파문된 상태다.
레이 주교의 참석은 교황청과 중국의 긴장 관계에 불을 붙였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서품식 다음날인 12월 1일 성명을 발표하고 “교회법적으로 파문된 위치에 있는 불법 주교가 서품자로 참석해 성찬례를 공동 집전함으로써 신자들의 실망과 낙담을 불러 일으켰다”며, “교회 규범에 대한 레이 주교의 거듭된 항명은 안타깝게도 그의 교회법적 지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교황청은 “어떤 불법 주교도 서품식에 참석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밝힌 바 있다.
롬바르디 신부는 “최근 중국에서 교황의 승인 없이 이루어진 세 차례의 주교 서품 이후 교황과 전 세계 주교들과 친교를 이루는 새 주교가 탄생한 것은 확실히 긍정적으로, 중국 주교들과 신자들뿐 아니라 보편교회가 감사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레이 주교의 참석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상태라면 전적으로 배제돼야 했으며 서품식에 참석한 다른 주교들에게도 교회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현재로서는 그의 참석을 막지 못했던 중대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교황청에서 이 일에 관한 더욱 자세한 정보를 확보한 뒤에야 구체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법으로는 주교 임명 권한이 교황에게만 있지만, 중국가톨릭교회를 통제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이를 교황청의 내정 간섭으로 여긴다.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는 교구 대표들이 주교 후보자를 선출하면 정부가 인정하는 중국 천주교 주교회의와 교황청이 각각 승인하는 형태로 여러 차례의 주교 서품이 이뤄져 왔다. 이번에 서품된 뤄쉐강 주교는 올해 들어 교황청과 중국 정부가 모두 승인한 세 번째 주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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