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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효(孝)를 중심으로 한 유교적인 규범을 중심으로 가정교육이 실시되었으나,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대 핵가족 상황에서는 윤리 규범적 가정교육의 역할이 거의 상실되어가면서 학교교육을 위한 보조수단으로써 지식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점점 짙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가정교육(家庭敎育, home training)이란 가정안에서 생활하면서 가족의 역할, 삶의 목적와 이상, 결혼이나 직업, 인생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 등 공동생활에 필요한 규범과 가치 등을 배우는 것으로 인생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어떤 교육보다도 더 중요한 교육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가정교육은 인간성을 길러가는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과정인 동시에 삶의 뿌리를 제공하는 인생의 양식이 된다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다룰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이다.
사목헌장 52항에서도 “가정은 풍요로운 인간성을 기르는 학교이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여러 가지 덕행을 가르치는 최초의 학교이므로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덕행을 배울 수 있도록 가정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하며 부모는 자녀의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전인교육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느님과 삶들에 대한 사랑과 신심으로 가득 찬 가정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듯이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인생과 사랑을 배우는 곳이 가정이라면 신앙 또한 가정에서부터 그 출발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자녀에게 최초의 교사인 부모는 가정교육 안에서 신앙이 소홀히 되지 않도록 관심과 사랑으로 자녀들을 길러야 한다. 자녀는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라며 체험하고 배우기에 부모는 신앙의 유산을 자녀에게 물려 줄 수 있도록 자녀 출산부터 새로운 가정으로 독립할 때까지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으로 화목한 신앙의 가정이 되도록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 부모가 바쁘다는 이유로 친히 가르쳐야 할 가정교육을 외면하고 과외나 학원으로 돈을 들여 지식교육에만 매달려 교양없고 윤리의식이 없는 인간 군상(群像)을 만들어 내는 현실에서 부모는 자녀들에게 하느님은 어떤 분이시며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인생의 목적과 그 의미는 무엇이고 삶의 가치와 보람은 무엇인지, 또한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인생의 안내자가 되도록 어린시절부터 신앙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자녀들에게 부모가 체험한 하느님을 알려주고 기도를 가르치며 감사하는 생활의 가정교육을 결코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부모가 직접 함께해야할 가정의 신앙교육마저도 마치 학원강사처럼 교사들에게 내어 맡기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수수방관 한다는 것은 부모로서의 직무유기이며 하느님 앞에 책임져야 할 문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