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은 예수의 고난과 부활에 이르는 여정이다. 15처까지 한 처, 한 처를 따라가며 신자들은 예수의 사랑을 느끼고 체험한다. 십자가의 길은 예술적 아름다움을 넘어 깊은 종교적 메시지를 담아낸다. 때문에 예술가들에게 십자가의 길은 어려운 작업이다. 그럼에도 꼭 한 번은 도전해 보고픈 작업이기도 하다.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대림시기에 주님의 고난과 사랑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관훈동 성보갤러리에서 21일 오픈한다. 금속공예가 최양선(크리스티나·서울 명동본당)씨의 ‘십자가의 길-비아돌로로사(Via Dolorosa)’가 그것.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과 회화가 아닌 천연석으로 만들어진 십자가의 길을 볼 수 있어 특징적이다.
최씨는 평소 종교를 주제로 한 작업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하지만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아 막연하게 생각만 할뿐이었다. 그러던 중 동료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이번 작업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비신자였던 최씨는 바로 예비신자 교리도 시작했다. 교리 공부를 하면 할수록 즐거움도 커졌다.
지난 6월 세례를 받은 직후 십자가의 길 작업에 돌입했다. 새내기 신자에게 어려운 시도였지만 신자 작가로서 용기를 갖고 도전을 했다. 대부분의 십자가의 길이 구상작품이라는 것을 보고 작가는 나름의 해석으로 이번 작업을 풀어냈다. “십자가의 길이 예수님의 고난 여정이지만 우리들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베로니카처럼 위로해주는 사람도 있잖아요.”
천연석을 소재로 작업해 온 작가는 이번에도 같은 소재로 십자가의 길을 표현했다. 비구상 작품이지만 천연석이 주는 자연적 컬러는 회화와는 다른 느낌을 전한다. 또한 갓 세례를 받은 신자인 만큼 종교를 바라보는 순수한 시선이 작품에 녹아나 있어 신선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종교적인 주제로 표현할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다는 걸 알았어요. 성경공부를 열심히 하면서 다양한 주제로 접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문의 02-730-8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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