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첫 방인수도회인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가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지난 70여년간 「우리 민족과 온 인류의 복음선포」라는 창설 정신에 따라 한국교회 복음화에 매진해온 수녀회는 내·외적으로 성장을 거듭, 지난해 교황청 설립 수도회로 전환돼 보편교회의 일원으로 사명이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본지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 김부자 원장수녀와의 특별 인터뷰를 통해 지역교회, 세계교회 안에서 수도회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 들어본다.
『한국교회 첫 방인수도회로서 창립 70주년 역사를 맞이하니 남다른 의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인생으로 보면 고희라는 긴 세월이지만 교회의 역사로 보면 짧은 역사입니다. 그동안 살아온 생활이 준비의 시간이었다면 70년이 된 오늘부터는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음선포를 위해 더 넓게 더 멀리 도약하는 수도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교회 첫 방인수도회로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 김부자(베리따스) 원장 수녀는 막중한 책임감과 남다른 감회를 느낀다고 말했다.
70주년을 계기로 총회기간 동안 성찰하고 회고하며 미래를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김수녀는 『과연 이 시대가 요구하는 수도 삶이 무엇인지,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읽었는지 되돌아봤다』면서 『앞으로는 수도자의 능력, 업적, 행위(doing)가 우선시 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being)로서 의미를 갖도록 생활하고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민족과 온 인류를 위한 복음선포」라는 창립 목적을 실천하기 위해서 우선 수도의 삶을 사는 저희들 스스로가 먼저 복음화 돼야합니다. 즉 믿음을 행하는 증거자가 돼야겠죠』
지난해 서울대교구 소속에서 교황청 직속 수도회로 전환된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 김수녀는 이를 계기로 지역교회를 넘어선 보편교회를 위해 봉사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김수녀는 『유럽교회에서 진출한 많은 수도회들이 오늘의 한국교회 수도회 발전에 초석이 됐다면 이제는 우리가 도움을 주어야할 때』라면서 『복음화의 연대를 새롭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탄생한 수도회가 보편교회를 위해 일한다는 것은 또 다른 부르심이며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 김수녀는 『이제 동양에서 서양으로 은혜갚음을 할 때로서 신앙적, 문화적으로 그들을 맞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독일 교포사목을 비롯해 페루선교활동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습니다. 유럽교회에서는 활동수도회가 점차 줄고 있어 수도자들의 존재하는 모습으로도 젊은이들이 적지 않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같은 세계교회를 위한 선교는 물론 한국교회 안에서도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가 해야할 일은 여전히 많다.
평양에서 뿌리를 내린 수도회로서 북방선교에도 큰 사명을 갖는다는 김수녀는 『통일이 된다면 가장 먼저 뛰어가야할 것』이라면서 『남북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일상 안에서 언제나 북녘 형제들을 기억하며 북방선교를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할 것』이라고 다짐을 밝혔다. 이와 함께 가난한 사람들과의 유대관계에도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한 김수녀는 『그들의 삶 안에서 함께 생활하고 이해하고 사랑할 것』이라면서 『본당사목을 하더라도 1차적인 관심은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두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내실화를 다져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 김수녀는 『수도자를 양성할 때 교육이 아닌 신앙으로 살 수 있도록 이끌 것이며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늘 깨어있는 수도자가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이어 김수녀는 『시대의 징표를 발빠르게 읽어내고 창립자 목요한 신부님의 선교의 열정과 정신을 이 시대에 맞게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첫 방인수도회로, 「맏딸」로서 사명감 또한 느낀다는 김수녀는 『다른 수도회에 모범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의 고유 사명을 실현하며 잘 살아야할 것이며, 한국교회의 많은 수도회들이 각 수도회마다 창립정신에 입각해 카리스마를 실천해간다면 교회는 더욱 퐁요로워질 것』이라며 다양한 수도회의 고유 정신을 실천하는데 주력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 연혁과 전망
1932년 창설, 지난해 12월 교황청 설립으로
내실다지며 북한 등 아시아 선교에 매진키로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는 1932년 6월 27일 평양 상수리구에서 창설된 한국교회 첫 방인수도회로서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으면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우리 민족과 온 인류에게 복음을 선포할 목적으로 목요한 신부가 창립한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는 한국교회 방인수도회의 「맏딸」로서 본당, 교육, 의료, 빈민 사도직 등 폭넓은 사도직을 수행하며 한국교회 발전의 밑거름이 돼 왔다.
지난해까지 서울대교구 소속으로 한국교회의 복음화의 역꾼으로 활동해온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는 작년 12월 교황청 설립 수도회로 전환, 지역교회를 넘어 보편교회의 일원으로 보다 폭넓은 선교사명을 실천하게 됐다. 사도좌 소속 수도회로의 전환은 수도회의 내적, 외적성장을 세계교회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교회 선교를 위해 발돋움하는 수녀회는 평양에서 출발한 수도회로서 북방선교를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펼치는 등 북한선교에 이어 아시아 선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며, 보편교회의 일원으로서 나아가기 위해 수도자의 삶 자체에 충실하며 수도회의 내실을 다져가는데 힘쓰기로 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는 현재 국내 14개 교구 85개 본당에 수도자를 파견하고 있으며 의료, 교육, 빈민사도직을 비롯해 미국, 독일, 페루 등 해외선교사도직 활동 등 540여명의 수도자들이 다양한 사도직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는 지난 6월 27일 창립 70주년을 기념하는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윤공희 대주교를 비롯해 박정일 주교, 정의채 신부, 김몽은 신부, 장대익 신부 등 한국교회 원로 사제들이 함께해 자리를 더욱 빛냈으며 미사 후에는 창립자를 위한 연극을 수련자들이 마련해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