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시어머니와 외국인 며느리가 서로 부둥켜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외국에서 이 먼 곳까지 혼자 시집온 며느리의 고통과 아픔을 왜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는지….”, “시어머니의 속마음을 왜 좀 더 깊이 헤아리지 못하고 말대꾸만 했는지….”
대전교구 대덕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소장 맹상학 신부)가 지난 12월 20일 마련한 ‘시어머니 며느리 학교’에 모인 이주여성들과 시어머니들은 지금까지 자신의 처지에서만 바라봤기에 서로 다르다는 점을 깨닫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앞으로는 서로 생활방식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상대방을 좀 더 이해하고 배려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센터는 외국인 며느리와 한국인 시어머니의 원만한 고부관계 실현을 위한 ‘시어머니 며느리 학교’를 개설했다. 당일 행사에는 시어머니 9명과 며느리 7명이 참석했다.
지난 5월 실시한 ‘시어머니 학교’ 후 시어머니들의 요청으로 마련한 이번 ‘시어머니 며느리 학교’는 임영준 본부장(한국HRD)과 김항중 교수(대전대학교) 등이 강사로 나서 ‘고부간의 관계증진’, ‘행복한 부부생활’, ‘가족관계 이해’,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등을 주제로 서로 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시어머니로 참여한 손필순(58)씨는 “말이 통하지 않아 정말 힘들었고, 특히 어른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어 더 마음고생이 많았다”며 “오늘 이 학교에서 며느리들과 서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다 보니 그들이 살아온 문화를 이해하려고 하지 못한 내 잘못이 더 컸다는 것을 느꼈다”며 며느리를 꼭 껴안았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지 4년째 되는 쨘티미탄(30)씨는 “베트남에서는 부모님이 집에서 나가실 때나 돌아오실 때 인사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그런 줄 알았는데 예의 없다며 혼난 적이 많다”면서 “이번 기회에 한국 문화를 많이 배웠고, 시부모님에게 사랑받는 방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센터 대표를 맡고 있는 김선태 신부는 “외국에서 남편만 믿고 한국에 온 여성들은 문화가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른데다 말이 통하지 않아 외딴섬에 혼자 버려진 것 같은 상황”이라며 “대화를 통해 서로 다름을 알고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시어머니 며느리 학교를 개설하게 됐다”고 전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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