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그리는 서소언(스테파노·70·수원교구 송전본당) 화백의 붓이 향하는 곳에는 ‘신앙’이 있다. 2006년 인사동 마노갤러리에서 ‘12사도’를 주제로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성경에서 예술가적 열정을 찾은 그는 ‘십자가의 길’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가’ 등 믿음을 향한 붓질을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주님의 말씀, 복음이다.
서 화백은 2년 전 ‘영가’ 전시를 마치자마자 화실에서 요한복음을 주제로 작업을 시작했다. 수년전부터 성경필사를 이어오고 있는 그에게는 가장 가까운 이야기였으며, 마음에 와 닿은 작업이었다. 하지만 성경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보이는 그림으로 그려내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더구나 양을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국전에서 수상한 구상작가로서 그에게 이번 작업은 특히나 큰 어려움을 안겨줬다. 온 신경을 그림에 쏟았다. 작업을 하면서 혼절을 하기도 몇 번이었다.
복음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업은 생각만으로도 엄청난 작업이었다. 입소문을 타고 서 화백의 활동이 퍼져나갔다. 천주교는 물론 개신교 신자들도 알음알음 그를 찾아왔다. 복음을 그리는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된 작가들은 함께하기를 원했다. 서 화백은 조심스럽게 그들과 작업을 시작했다. 화가로서의 욕심을 버리고 온전히 주님께 자신을 바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은 쉽지 않았다. 결국 서 화백은 그 모임을 해체했다.
“복음은 귀한 주님의 말씀이에요. 온전하게 주님께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깨끗한 마음을 갖고 작업에 임해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갖고 계시는 화가들이 있다면 함께 작업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경기도 용인 묘봉리에 위치한 화실은 ‘믿음’을 그린 작품으로 가득하다. 교회 곳곳에서 그의 작업에 주목하고 있다. 해외까지 소식이 알려졌다. 서 화백은 더욱 사명감을 느낀다. 한 번의 붓질에도 깊은 신앙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순수’한 마음으로 작업을 함께할 수 있는 동료 작가들을 찾고 있다.
최근에는 강의 요청이 쇄도한다. 지난 12월 10일에는 안양의 한 성지에서 ‘그림으로 보는 요한복음’을 강의했으며, 14일에는 서강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요한묵시록에 대해 강의를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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