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인 오늘, 교회는 겸손된 자세로 온전히 주님께만 믿음을 둔 성모의 모습을 전례에서 상기시키며, 그 모습을 본받자고 독려한다.
그러나 성모 마리아를 본받아 생활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미사를 마치고 교회문을 나서면 세속의 많은 것들이 우리를 유혹한다.
올해 첫날 대축일을 맞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성모를 더 많이 닮고 의지해보자며 또다시 계획을 세웠다.
돌이켜보면 내 뜻대로 그냥 얻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 마음을 비우고 믿음으로 오직 믿음으로 기도하며 성실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결과물을 얻지 못하고 진행 중인 것들이 많다. 머지않아 이 또한 성모께서 도와주시리라 믿고 의지하며, 겸손된 마음으로 “당신 멋져!(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져주며)”로 담금질하며 바보의 삶을 부지런히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내 절친(切親)은 가끔 나를 ‘바보’라 부르곤 한다. 바보는 정신 연령이 떨어지는 사람이나 그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러나 ‘바라볼수록 보고 싶은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 둘은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나에게는 둘 다 기분 좋은 애칭이다. 당장은 손해인 듯 싶지만 지나고 보면 항상 정의와 진실을 밝혀 주시는 하느님 사랑의 오묘함을 충분히 알기 때문이다.
또한 새해 첫날은 평화의 날이다. 평화는 우리 모두가 간구하는 것이지만 스스로 오는 것이 아니고 서로의 노력과 희생이 따른다. 그러므로 평화를 위하여 함께 나아가기를 희망하며, 성모님의 깊은 신앙을 본받도록 노력하고, 성모님의 도움을 간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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