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들 가운데 마태오 복음 2장에서만 유일하게 소개하고 있는 동방박사. 그러나 성서는 그들이 몇 명인지, 동양의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언급하지 않는다.
그저 「아기 예수에게 황금, 유향, 몰약 등 세 가지 예물을 드렸다」는 기록에 근거해 「세 명의 왕」이라고 추정할 뿐. 그러나 전설에서는 네 명으로 나온다.
작가는 이들 동방박사들에게 「왕」으로서의 각기 다른 삶의 모습과 성격을 부여했다. 메로에의 흑인 왕 가스팔는 진정한 사랑을 이룰 수 없어 결국 왕국을 떠난다.
학문과 예술을 사랑하는 발타살 왕은 예술품을 찾고자 길을 떠나고, 팔미렌의 왕자 멜키올는 삼촌에게 왕좌를 빼앗기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탈주한다.
현존하는 프랑스 문단의 최고 지성인 미셸 투르니에는 작가적 상상력에 의존해 네 번째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베들레헴의 경배를 놓치고 성금요일까지 방황한 네 번째 동방박사 타오르 왕자의 이야기를 성서에 근거한 신화적인 관점에서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미셀 뚜르니에/이원복 옮김/종문화사/312쪽/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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