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의 세례, 견진, 혼인, 성품 성사와, 수도서원 등의 기념일에는 미사참례와 미사봉헌을 비롯한 신심행사로 성사의 의미와 은총을 생활화하도록 힘써야 한다.” (한국지역교회법 제103조 3항)
일반적으로 가정의 시작은 혼인성사로 맺어지는 부부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인간의 출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가정에서 가족들과 함께 이루어지기에 가정 공동체를 운명 공동체요, 생활 공동체라고 말한다. 그래서 가족들이 함께 모여 세상에 태어난 생일을 축하해 주고 새로운 인생의 첫걸음인 결혼을 축하해 주며 회갑과 칠순을 기뻐한다. 또한 병들고 늙어가는 과정을 같이 아파하고 슬퍼하며 죽음의 고통도 함께 나누는 것이 가족들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 가정이라면 어머니 뱃속에서 세상에 태어나던 날을 기억하고 기뻐해 주듯이 하느님의 자녀로 새롭게 이 세상에 거듭나던 세례의 날을 기억하고 기념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성령의 특별한 은사와 안수를 받던 견진날도 서로 기억하고 기뻐해야 하며 부부들만의 결혼기념일이 아니라 혼인성사로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던 그 순간들을 가족들은 함께 기념해야 한다. 부부들만이 결혼 기념일을 기억하고 기뻐할 것이 아니라 그날은 혼인성사가 거행되던 성당에서 자녀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며 결혼전에 무슨 결심과 사랑으로 함께하려고 했는지 반성하고 주례를 해 주신 사제를 기억하고 감사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한 성직자나 수도자가 봉헌된 가정이라면 서품일과 종신서원일을 기억하고 기념하며 가족들이 모여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것이 마땅한 일일 것이다.
요즘 세상을 가만히 살펴보면, 하느님을 믿는 신앙의 가족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일반 세속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모습들이다. 그저 부모의 생일 정도나 기억하고 가족들이 모여 식사들을 할 정도일뿐, 특별한 신앙인으로서 비신자들과 다른 모습들은 찾을 길이 없다. 신앙의 가족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면 마땅히 비신자들과는 다르게 세례와 견진, 혼인성사 등 신앙의 기념일들을 기억하고 미사를 봉헌하며 신앙의 유산이 자녀들에게 이어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 가톨릭교회에서는 관례적으로 본인의 영명축일을 생일처럼 기념해 오고 함께 축하해 주고 있지만 세례나 견진을 받은 날을 기념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본당에서도 대부분이 본당신부의 영명축일을 축하해 드릴뿐 서품축일은 단지 은경축이나 금경축으로 기념할 뿐이고 사회처럼 회갑이나 칠순으로 축하하는데 이젠 주님께 봉헌된 사제답게 기념축일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신자들은 세상에 태어난 생일이나 회갑보다 세례와 견진 그리고 혼인성사의 기념일을 함께 축하하고 사제들은 사제수품 기념일을 더 엄숙하게 기념하여 목자로서 늘 서품때의 첫 마음으로 하느님의 백성들을 잘 인도하고 신자들은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던 날 그 의미를 새롭게 하여 거룩하고 영적인 생활을 추구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 가정은 세상안에서 살지만 세상을 닮지않고 천상것에 희망을 두며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는 구원의 현장인 가정교회를 이루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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