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본당 설립 100주년을 맞는 마산교구 함양본당(주임 황인균 신부). 본당이 10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기념성당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유리화로 제작된 십자가의 길 14처이다.
본당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리교사이자 이번 14처를 만든 작가 김대정(토마스·아울유리공방)씨는 “우리 함양본당은 100년이라는 시간과 더불어 많은 희로애락을 주님과 함께해왔고, 이제 신자들이 하나가 돼 100주년 기념 성당을 완성, 봉헌식을 앞두고 있다”며 “이처럼 큰 자리에 제 유리화 14처를 들여놓을 수 있어 영광이자 감사하다”고 말했다.
본당은 성당 설계 단계부터 특별한 유리화 14처 제작을 염두에 뒀다. 14처가 들어갈 자리마다 홈을 파고 조명을 설치해, 14처의 장엄함과 아름다움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본당은 3년 전부터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성당 건물을 완공하고 막바지 작업 중이다. 아울러 올해 3월 즈음 새 성당 봉헌식을 가질 예정이다.
본당의 유리화 14처는 그 발상부터 제작기법까지 남달랐다. 일반의 금속, 나무 등으로 만든 14처에서 탈피함과 동시에 ‘캐스팅’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통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마치 유리를 조각한 듯 보이는 ‘캐스팅’ 기법은 흙을 이용해 형태를 만들고, 그 안에 유리를 채워 넣어 다시 구워내고, 다듬어가는 유리화 제작 방법이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작가 김대정씨만의 노력의 흔적이 엿보이는 새로운 시도로써 눈길을 모은다.
또한 김씨는 이번 유리화 14처에 초록빛을 품어냈다. 초록빛의 색감이 새 성당과 어울리는 한편, 십자가의 길을 걸으신 예수님의 고통과 대비돼, 14처를 보고 묵상하는 이들로 하여금 고통을 넘어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유리화의 특징은 뒤틀림이나 녹 등의 변형이 없는 내구성과 함께 빛의 방향과 양에 따라 색감의 변화가 뚜렷하다는 것. 김씨는 십자가를 메고 고통 속에 길을 걸어가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빛’을 통해 구현해내고 싶었다.
때문에 오는 25~31일 평화화랑 제2전시실에서 갖는 전시회 주제에도 ‘빛과 유리 그리고 14처’라고 이름 붙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성당에 놓일 유리화 14처와 유리를 이용한 성물을 비롯해 ‘아울유리공방’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아내 장현희(헬레나)씨의 작품도 함께 전시한다.
김씨는 “1년간의 제작기간 동안 계속 기도하며 매달렸다”며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묻히시기까지 어떠한 고통을 당하셨는지 기도하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유리화 14처 및 성물 작업을 통해 자신의 신앙생활과 내면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한다.
김대정씨는 또 “어떻게 보일지 작품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보다 그저 ‘주님 당신이 보시기에 좋았다’ 라는 말씀을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전시 소감을 밝혔다.
※문의 02-727-2336~7 평화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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