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 빌려 쓰고 있던 것을 돌려드린 것뿐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받은 것들은 모두 주님의 은총이었어요. 봉헌은 주님께 드리는 선물이고, 그 선물은 최고로 아름다워야 하니까요.”
세상에 선의를 행한 이들이 말하는 첫 마디는 대부분 ‘처음부터 내 것이 없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1월 12일, 성루카 노인전문요양센터(원장 이영배 신부·수원시 팔달구 인계동)를 수원교구에 봉헌한 김경애(마리아)·성태표(요셉) 부부 또한 ‘하느님께 빌려 쓰고 있던 것을 돌려드렸다’는 짧은 인사로 소감을 대신했다.
25년간 이곳에서 병원과 노인요양센터를 운영해왔던 이들 의사부부는 평소 친분이 있던 수원교구 최석렬 신부의 소개로 교구와 인연을 맺었고, 성루카 노인전문요양센터의 전신인 녹십자노인전문요양센터를 봉헌하게 됐다. 오랫동안 정든 일터에서 부부는 어르신들에게 무엇보다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축복을 받았다고 전한다.
“일상의 여러 부분을 힘에 부쳐하는 어르신들을 보며 삶에 대한 감사와 절실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의사로서 행하는 봉사보다도 시설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이러한 방법도 택하고 싶었어요.”
‘봉헌도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고 겸손해하는 이들 부부는 성루카 노인전문요양센터에 남아 계속해서 의사로서 자신의 책무를 다할 예정이다.
“언젠가 해야 할 일을 미리 했을 뿐입니다. 성숙한 모습으로 이렇게 교회와 뜻이 맞아 노인전문요양센터를 봉헌하게 돼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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